사랑과 행복

가족을 친구처럼

오키Oki 2010. 12. 24. 18:55

 

30년만에 찾아온 12월 한파에 성탄절이브도 각시를 위하여...

 

 

 

- 도영스님『불교산책 보름날 전일은 묻지않겠다』中에서 -

 

 

우리는 물질 만능주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오륙십 년대를 겪은 사람들은 지금 사는 형편을 무척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지만, 그 다음 세대들은 만족할 줄 을 모릅니다. 요즘 사람들이 경제를 살리자고 목소리를 높이곤 하는데, 실은 우리의 욕심이 클 뿐이지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모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삼디3D 업종 같은 궂은일을 꺼려서 외국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체가 많습니다.

며칠 전에 스리랑카 청년 몇 명이 송광사를 방문했는데, 그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피하는 업종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스리랑카는 불교 국가입니다. 생활 자체가 불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우리와는 달리 스리랑카에서는 법회를 잘 열지 않습니다. 오직 믿음 하나로 부처님께 예배하고 공양 올리면서도 그것을 감사하게 여깁니다. 또한 스님들이 대신 기도를 해 주는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 사람들은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삽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요즘 실업자가 많다고 말하지만, 과연 일할 곳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힘든 곳에서 일하기를 싫어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일은 편안하고 적게 하면서 보수는 많이 받기를 바라는 풍토가 만연해 있는 듯해 안타깝습니다. 우리에게는 감사하는 마음이 모자랍니다. 경제 발전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의 의식을 전환시키는 계기도 필요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더 큰 부와 명예를 누리려 하기보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때 행복은 저절로 찾아올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물질에 치우치지 않고 부처님과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도리를 다하는 삶이야말로 우리에게 진정한 평온과 행복을 가져온다는 가치관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파도가 인다고 해서 바닷물이 줄거나 늘지 않듯이. 우리 마음은 늘 청정하고 깨끗한 것입니다. 번뇌 망상은 저 파도와 같은 것이니, 이 망상의 파도를 단번에 가라앉혀야 합니다. 아니, 그보다도 본래 맑고 환한 이 마음이 항상 고요하게 온 누리를 비추고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이런 마음 자세로 올 겨울철을 맞이하여, 내 삶은 나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불자가 됩시다.

 

나는 "가족이 곧 도반이다"라는 말을 즐겨 사용합니다. 가족 가운데서도 부부는 가장 가까운 도반일 것이고, 자식, 형제자매, 친척은 다 나를 구호해 주는 보살들입니다. 또한 나는 그들에게 보살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상대를 즐겁고 기분 좋게 해 주는 사람이 보살입니다. 이타심과 자비심으로 그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서 해 주는 겁니다. 남을 기쁘고 편하게 해 주는 일은 실은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환한 얼굴과 사랑스런 말도 좋은 보시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처지에 나를 갖다 놓아 보면 오해가 이해로, 미움이 사랑으로 바뀔 것입니다. 어른을 위해 문을 열어 드리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도록 차를 잠시 멈추는 것도 다 보살행이 됩니다.

 

지난번에 내가 무문관에 다녀와서 여러분에게 드린 화두는 미워하는 생각, 좋아하는 생각, 싫어하는 생각을 갖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단순히 미운 짓을 하니까 밉다고 말하겠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랐다기보다는 내 생각대로 맞춰 주지 않으니까 미운 경우가 더 많을 겁니다. 앞으로는 미운 생각이 들면 측은한 마음을 가져 보십시오. 측은한 생각으로 미운 생각을 없애 나가야지, 밉다고 생각하면 미운 생각이 더 깊어져서 나중에 내 잘못을 알게 되더라도 돌이키기 어렵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미운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증애심을 줄이려고 애쓰십시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언제나 바뀝니다. 키 큰 사람, 미운 사람, 예쁜 사람이 공존하고 있듯이, 세상에 불필요한 존재는 하나도 없습니다. 도둑이 있기 때문에 경찰이 있는 것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존재 이유가 되고 존재 조건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새해가 되면 무언가 변화를 가져 보려 하고 희망에 부풀기도 합니다. 또 운세 같은 것도 보지요. 그러다가 누군가는 '내 팔자는 왜 이다지도 구질구질할 까? 하는 생각도 할 것입니다. 「운명을 바꾸는 법」이란 책은 명나라 때의 학자 원료법 (533-1606)이 자식을 훈계하기 위해 남긴 「요범사훈了凡師訓」을 옮긴 것으로, 운명을 바꾸는 네 가지 교훈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귀담아들을 만하여 소개합니다.

첫째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남을 원망하지 말고, 제 허물부터 깨닫고 고쳐야 합니다. 둘째로, 잘못을 알게 되면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허물을 고치는 일에 용감해야 합니다. 허물을 고치는 수행법은 행동으로 고치고 생각으로 고치고 마음으로 고치는 것입니다. 셋째로, 선행을 쌓는 집안은 번영하게 된다는 사실을 믿으십시오. 공덕 짓기에 게을러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넷째로, 겸손의 덕을 갖추십시오. 사람은 겸손해야 하고 덕을 갖추고 살아가야 합니다. 오만은 역경을 부르고 겸손은 이익을 가져옵니다. 우리가 끊임없이 생각과 행동을 바꿔 나가면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십시오.

지금부터라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느슨한 마음을 바짝 조입시다. 최선을 다하여 자기를 책임지는 삶이 가장 아름답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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