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손에 손잡고~~ 어떤 맹세

오키Oki 2004. 8. 29. 23:51

 

컴앞에 앉아 있다 밤을 꼴딱 세워 버렸더니 녹차아저씨 투덜된다.
모니터 불빛과 부스럭 거림에 잠을 설친다며 자정전에 잠들기로 약속하란다.
콩밭에 풀매기가 좀 남은걸 시원한 아침에 딸들과 하기로 했는데
새벽에 녹차아저씨 산에 가고난뒤 잠들어 못하고 말았다.

점심때 큰딸이 아랫배가 좀 아프다고 말한뒤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생리대를 달라고 한다.
요즘 애들보다는 한참이나 늦었지만 이제 초경을 한것이다.
나도 중3때 초경을 했길래 딸들이 아무런 소식이 없어도 걱정은 되질 않았다.
몸의 변화도 유전되는것이라며  
너희들은 늦게 할것이니 걱정마라고 이야기도 했었다.

딴애들은 엄마가 초경을 늦게 했어도
친구들은 초등5학년때 시작했다고 한다며
친구들 중에서 제일 늦는다고 걱정들이였다.

그것은 요즘 시대의 변화로 몸이 서구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도 했다.

왜 요즘 아이들은 생리가 빨리 오는가?

유전적인 것도 있겠지만 아무렇게 먹는 음식과도 관계가 있다고 본다.
초식만 먹는 우리집 딸들은 초경이 늦으며
인스턴트식을 즐겨 먹는 아이들에겐 초경이 빨리 나타났다.

16세 소녀의 소중하고 기억될 날을 그냥 그대로 넘길 녹차부부가 아니였다.
녹차아저씨가 딸들을 데리고 화개제과점에서 가장 작은 케잌을 사왔다.
케잌을 놓고 축하해 줄려고 날짜를 보니 또 축하할일이 하나 더 생겼다.
오늘은 우리가 울산에서 귀농이사온 날이기도 했다.
벌써 만6년이라는 세월이 정신없이 흘러가서 딸들은 중학생들이 되었다.

저녁밥을 먹고 난뒤 우리가족은 둥근달이 구름에 살짝 가릴때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는다고 하지만 순결을 왜 지켜야하는가?
순결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큰딸로 부터 순결의 잘 지키겠다는 맹세를 다짐받는 뜻깊은 날이기도 했다.

작은 촛불하나에 손에 손을 잡고서
초경의 축하와 순결의 의미를 되새기는 중요한 시간이였다.

내가 이런 이야길 공개하는 이유는 있다.
나는 울산에 있을땐 라디오 방송을 많이 들었다.
큰딸이 초등학교에 갓들어 갔을때 어느날 전파를 타고 들려온
좋은 아버지들의 모임이란 곳에서는
초경을 맞이하는 딸에게는 이렇게 해야 된다는걸 배웠다.
그날 퇴근한 녹차아저씨한테
이다음에 우리도 딸들에게 해주자고
몇년전부터 약속된 것을 오늘 실행한 것이다.

사람은 배워야 할것이 많이 있다.
나도 생각지도 않은 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실천에 옮긴것 뿐이며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노력일 뿐이다.

성장기를 겪을 딸을 키우는 부모가 이글을 읽어 보시면
비슷한 방법으로 사랑하는 딸들에게 감동을 주라고 권하고 싶다.
(녹차네는 초촐하게 하였지만 더 훌륭하고 멋지게 하여 자녀들에게 감동을 주시고

사랑 받는 부모되시길... 엄마보다는 아빠가 꼭 해주셔야 합니다. )


부추(정구지, 소풀)를 잘라 부추김치를 담아 먹는다.
비가 자주 내렸을때는 쑥쑥 자라주어 부추김치 떨어질때면 또 베어야 할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