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배추벌레야 꼼짝마라!!

산산 태풍이 모레 새벽에 대한해협을 통과한다고 한다.
화개골은 밤새 내린 비도 그쳐서
아침부터 개울가에서 녹차아저씨와 데이트를 했다.
박바가지를 만들때는 박의 겉면도
박속처럼 깨끗이 잘 씻어야 한단다.
그것도 모르고 시골재미의 가을양념으로
조롱박바가지를 만들었다고 자랑했더니
농촌 삶의 경험이 많으신분이 지적을 해주셨다.
녹차아저씨가 숟가락으로 잘 긁어주면
그릇닦는 수세미로 깨끗이 문질러 매끈하게 되도록 했다.
박겉을 깨끗이 했더니
미끈하게 잘생긴게 인물이 더 나는데
이렇게 해야 반질반질한 바가지가 된단다.
하마터면 트실트실한 조롱박바가지가 될뻔했다. ㅋㅋㅋ
고추밭에 쌈배추와 시금치가 자라고 있다.
시금치싹이 올라 온다.
오글오글 비좁다고 아우성인 쌈배추싹들
산산 태풍이 지나면 쏚아 줄테다.
고추밭의 요지경
몹쓸고추들을 다 따낸 고추나무에는
보드라운 풋고추들이 자란다.
연한 애호박들이 자란다.
호박꽃
우리집 처마밑에 알을 낳아 잘 키운 새가
녹차아지매가 배추벌레를 어떻게 잡나
구경이나 해볼까~~
아침이슬에 배추에 물기가 촉촉하다.
해가 뜨서 이슬이 마르기전에 배추벌레를 잡아준다.
배추벌레!!!
넌 잡히면 내손안에 죽어!!!
가을하늘아래 나비들이 온종일
배추밭을 날아다니면서 살짝 알을 깐다.
종속번식을 시키기위해 봄보다 더 심한데
올봄에는 배추벌레를 안잡아주고도 잘 키워 먹었다.
배추벌레가 갉아 먹은 흠집이 있다.
흠집이 작으면 벌레도 작아서 샅샅이 잘 살핀다.
배추애벌레가 눈에 띄지 않을려고 숨어 있다.
배추벌레 잡을때의 심각한 표정
좀 더 자란 배추벌레는
넓다란 배추잎으로 가기도 한다.
손으로는 좀 그렇고 핀셋으로 콕 집어내어 죽인다.
이놈도 눈에 안띄일려고 뒤로 가서
듬성듬성 배추잎을 갉아 먹고 자란다.
배추벌레의 똥이 무더기가 발견되면
배추벌레도 큰게 있다는 증거다.
잡기를 놓친 배추벌레는 그동안 살이
통통하게 쪄 배추색깔로 옷을 갈아 입었다.
배추벌레와 배추벌레의 분비물
힘들어도 왜 이렇게 키워야하나?
요즘 초로기치매가 늘고 있다.
20대, 30대, 40대, 50대들이 치매가 든단다.
노인들만 있던 치매도 젊은이들도 걸리는데
먹는것 때문이 아닐까?
내가 배추밭에 벌레를 잡으러
몇번 왔다갔는지 배추들은 입력한다.
그렇게 입력된 배추들이
김치가 되어 밥상에 올라오면
음식물을 담당하는 소화기관도 알아챈다.
얼씨구나 좋구나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