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녹차와 잠

오키Oki 2006. 5. 16. 23:45

차밭에 밥짓는 여자가 여섯이나 있지만

차잎만 따고 있었는데 오늘도 녹차아저씨가

가마솥에 밥을 너무 잘 지어 놓아서

밥을 퍼 담는 놉아지매는 신이났다.

 

남정네가 해주는 밥도 먹어 볼수 있고 바위에서 낮잠도

잠깐 잘수 있는데 산에는 누울 자리가 없어 잠깐 눈도

못 부친다며 집앞에서 계속 찻잎만 따고 싶단다.

 

 

 

누룽지는 학교간 딸들에게 줄려고 남겨 놓았다.

 

 

 

녹차를 덖어 비벼진 것은 채반에 널어 잠깐 바람을 쐰다.

 

 

 

채반에 널린 것을 온돌방으로 옮겨

장작불을 지펴서 바짝 말린다.

 

 

 

모처럼 봄볕이 뜨겁게 느껴지는 날씨속에서

오전에는 찻잎따고 오후부터 차만들고

눈꺼풀이 자꾸 무거워진다.

 

녹차아저씨는 며칠째 밀린 귀농일기를 읽어 보기도 전에

잠이 쏟아지는 것을 못참고 책상에 엎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