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7일간의 사랑
오키Oki
2005. 8. 9. 11:48
8월 2일
어제 잠결에 빗소리가 들린다.
녹차아저씨를 깨워서 한번 나가보라고 하고선
또 잠이 들었는데 어둑어둑한 새벽에
장대비 퍼붓는 소리에 놀라 일어나보니
돌풍을 동반한 비바람까지 심하게 불어댄다.
녹차아저씨는 장대비속에 차를 몰고 산으로 올라가
마을상수도에 흙탕물이 들어가지못하도록
잠그고 오느라 비를 쫄딱 맞고 돌아왔다.
화개계곡에는 주말에 야영객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잠자다 퍼붓는 비에 놀래서 대피나 잘했는지...
대피싸이렌소리도 천둥번개소리에 가려져 잘 들리지 않았다.
으~~
땀깨나 쏟아가며 바깥창문까지 닦아 놓은지 이틀만에
비바람이 창문을 때려 또 일거리를 만들어 놓았다.
풋고추를 따러가다 비온뒤 힘없이 우는 매미소리가 가까이 들려
매미소리를 따라 찾아보니 집앞 밤나무에 붙은 매미두마리를 발견했다.
매미는 숫놈만 우니까 암놈도 있는지 잘모르겠는데
아마 사이좋은 매미부부가 아닐까 싶다.
꼬맹이들 손에 닿으면 잡을수 있어
놀러온 사내아이들에게 매미를 보여주지 않았다.
아주 오랫동안 기다렸다 매미가 되어 7일간 사랑하며 살다가는 매미부부
매미종류 : 쓰름매미
오늘 오전 콩잎을 딸때는 볕이 잠시 뜨겁기도 하여
날씨가 좋아질려나 했던 기대도 빗나가고
장대비가 내려서 휴가객들에게 심술을 부리는데
울산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휴가날짜가 같으면
꼭 비가 내린다고 투덜대며 돌아갔다.
부드러운 콩잎을 쪄서 젓갈에 쌈싸먹으면 맛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