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스크랩] 녹차아저씨 방문기

오키Oki 2005. 6. 5. 23:35

 

녹차아저씨 이상도님의 생활터전을 방문하는 날!!

움직이기 싫어하는 딸을 끝내 설득하지 못해

엄마와 둘이서만 방문에 참여하기로 하니

기분이 별로인 상태로 출발하였다.

 

섬진강변을 따라 2시간여 동안 차를 타고 도착한 곳!

반갑게 맞이하는 녹차아저씨가 

강의실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자연을 배경으로 바라보아서 그런가??

 

차를 타고오는 내내 길 양쪽 산을 온통뒤덮던 밤나무들이

이곳도 예외는 아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얼굴에 확 끼엊는 듯한 밤꽃향기!!

 


아직 개화가 덜 된녀석부터...

 

 

 

 


이렇게 활짝 만개한 녀석까지... 온통 밤꽃 천지다.

 

 

 

 


녹차아저씨네로 가는 길섶에는 마삭줄 꽃도 한창이건만,

밤꽃향기에 눌려, 그 은은한 향기도 제 기운을 다하지 못한다. 

 

 

 

 


초롱꽃과의 섬초롱!!

오시는 손님 행여 어두울까, 불 밝혀주려는 듯

맘씨 따뜻한 주인집 입구에 다소곳히 피어있었다.

 

 

 

 

 

 

나즈막한 담장가에 늘어선 접시꽃도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는 듯...

 

 

 

 


하나 둘 나타나는 차나무밭 사이로 시원스런 모습으로 피어있는 인동초도 예쁘다.

 

 

 

 


금은화라고도 불뤼우는 인동초는 여름을 알리는 꽃으로

처음엔 하얗게(은화) 피었다가 나중에는 노랗게(금화) 변한다.

 

여기서 인동초에 대한 전설하나!!

 

옛날 어느 작은마을에 착하고 의좋은 부부가 살았는데

그들에게 오랫동안 자식이 없어 천지신명께 간절한 기도를 올린끝에

딸쌍둥이를 얻게 되었더랍니다.

하나는 언니는 금화, 동생은 은화!

천상의 선녀처럼 아름다운 이들은 

같은날 태어났으니 같은날 죽자고 맹세할 만큼 의가 좋았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언니 금화가 중병에 걸리게되었고,

동생은 지극정성으로 간호를 했으나 끝내 병을 이기지 못하고

동생마저 같은 병에 걸려 죽게되었는데, 이들은 죽으면서

'우리는 죽으면 약초가되어 우리처럼 병들어 괴로워하는 사람을 구하자"고

약속하며 똑같이 숨을 거두었답니다,

이듬해 이들의 무덤가에는 한줄기 덩굴식물이 자라더니 노란꽃과 흰꽃이 피었답니다.

마을사람들은 이꽃을 금은화라고 불렀고,

그들의 소원대로 해독과 해열 등 약용으로 쓰이고있답니다.

 

 

 

 


초피나무도 벌써 열매를 맺기시작하고...

 

 

 

 


길 모퉁이를 돌아섰나 했더니

황토냄새 물씬나는 한옥한채가 잘 정돈된 차밭을 배경으로 눈안으로 들어온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르는 산능선을 뒷마당으로하고

동남향을 바라보고 서있는 'ㄱ'자형 한옥의 단아한 모습!

 

 

 

 


거실에서 바라다 보이는 지리산 풍경!

 

 

 

 


지리산 한자락을 풍경화로 삼고

녹차아지매와 아저씨 그리고 두 딸들이 이들과 더불어 이야기꽃을 피우겠지...

 

 

 

 


부엌방에서 바라다보이는 밤나무와 지리산 풍경!!

 

 

 

 


씽크대에서 바라다본 뒷마당!!

 

 

 

 


처마밑 풍경소리와 함께 바라보는 지리산!!

산모양이 삼태기로 퍼주기만 하느라 부자되기는 어려운 동네라지만,

꼭 재물을 창고에 쌓아두어야만 부자랴?

마음이 넉넉해지고 푸근한것이 억만장자 안부러운 곳인 듯 하다.

 

 

 

 


강의실에서 공부하는 농군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시더니... 그 결과를 여기서 보여주셨다.

 

 

 

 


지주대를 세우지않아도 스스로 강인하게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는 고추며,

 

 

 

 


통실통실 열매를 맺고 있는 토마토!!

 

 

 

 


거센 바람에도 굴하지않고, 줄기가 휘어가면서까지 꿋꿋하게 버티고있는 가지!!

 

 

 

 


그래서인지, 꽃도 훨씬 똑똑하고 강인해 보인다.

 

 

 

 


차밭사이 한도랑 한도랑 일군 밭에는 상치와 깻잎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뒤안 한모퉁이에 비교적 넓게 일구어진 밭에는 감자꽃이 한창이다.

 

 

 

 


감자꽃에 왠 토마토? 하고 쳐다보았더니 감자 열매란다.

토감(토마토에 감자를 접목한 것)은 이 모양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것일까?

 

 

 

 


아까 앞마당에서 바라보였던 잘 다듬어진 차밭은 녹차아지매네것이 아니란다.

녹차아지매네는 이렇게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재배를 하신다고...

 

 

 

 


녹차밭에서도 이어지는 녹차아저씨의 열강으로 우리들은 녹차따는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살아있는 교육의 현장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앞마당과 뒷마당을 구분하고있는 축대!

녹차아지매와 아저씨의 닳은 손톱자국이 묻어나는 듯하다.

 

 

 

 


축대밑으로 흐르는 작은 계곡 물

오른쪽은 하수도, 왼쪽은 상수도,(맞나 모르겠네...)

그 밑에는 미나리밭이 자리를 잡고있고,

 

 

 

 


수로밑에는 올챙이네 가족도 그들의 터전을 마련하고있었다. 

이녀석들...언제 개구리가 되려나?

 

 

 

 


돌돌돌 흐르는 계곡소리도 좋았지만, 표주박으로 떠먹는 물맛은 향긋하기까지하다. 

쥔장께서는 이곳에서 독서와 휴식을 즐기신다니, 무릉도원이 따로있을까?

 

 

 

 


바위를 감아 오르는 마삭줄과

 

 

 

 


 

축대사이에는 좀깨잎나무(거북꼬리인지도 모름)가 한창이고,

 

 

 

 


 

여기저기 널려있는 바위틈사이에는 며느리밑씻개(며느리배꼽인지도...)꽃도 피어있고,

(줄기에 가시가 촘촘히 달려있는 이 풀을 설마하니 밑씻개로 주었을까마는, 시집살이가

혹독하였음을 표현한 것이리라)

 

 

 

 


 

애기똥풀(줄기를 꺽으면 노란 액이나와서 붙여진 이름)도 한창이고,

 

 

 

 


 

돌나물꽃도 여기저기에 피어있다.

 

 

 

 


 

뒤안 축대에 턱 버티고 있는 '이상도 바위'!!

갸름한 얼굴형에 미소띤 얼굴이 녹차아저씨 모습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단 하루의 방문으로 수년간 일구어온 그분들의 땀과 노력을 어찌 알랴만은,

곳곳이 베어나는 녹차아저씨와 아지매의 애환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녹차아저씨, 아지매와 손을 마주잡고 '사랑으로'를 부르면서

자연과 함께하는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유익한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수년간 스스로 터득한 유익한 귀농경험을 아낌없이 나누어주신

녹차아저씨께 감사드린다.

 

 

아지매 정정합니다.

※ 개울물에 상수도 하수도 부분?

오른쪽은 산에서 내려오는 개울물이 들어오는데

겨울에도 마르지 않고요

왼쪽은 약수물

옛부터 심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아서

마을식수로 다 사용했다고 합니다.


 

 
가져온 곳: [숲이랑 놀자]  글쓴이: 숲향기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