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복이가 외갓집에 왔어요!
지난 3월 29일은
우리 부부의 첫 손녀이자
큰딸 내외의 첫 아기인
264일째 되는 토복이가
벚꽃 피는 봄을 맞아 생애 처음으로
외가로 장거리 여행길에 나선 날이다.
부산에서 차로 2시간 반을 이동하기에
토복이의 오전 낮잠을 차 안에서 재우며
큰 무리 없이 잘 도착하였다.
토복이가 외갓집에 처음으로 오는 날이어서
우리 부부도 설레며 손주를 맞이하는데
남편은 전날에 비가 내려서
아침부터 온돌방에 군불을 넉넉하게 지폈고
이유식을 하고 있는 토복이도 먹을 수 있게끔
토종닭 두 마리를 스테인리스 가마솥에 푹 고았다.
둘째 손녀도 같이 왔으면 좋았으련만
예방접종을 하는 날이라고 다음에 따로 오겠단다.
점심으로 연한 닭고기 살도 먹고
닭죽까지 먹은 토복이는
제 엄마의 사진첩 구경을 한다.
거실과 주방을 기어다니고
최근에는 붙잡고 일어서는 토복이다.
아기의 재롱과 아기의 웃음이 온 집안을
가득 채우는 시간이 되었다.
토복이가 오후 낮잠을 자고 난 후
화개 십 리 벚꽃길을 드라이브하며
화개 장터와 카페 구경에 나섰다.
다음날 토요일 아침
온돌방에서 밤잠을 푹 잘 자고
일어난 토복이는
생애 처음 만지는 피아노에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며 좋아한다.
피아노 건반 소리보다 더 좋은
새소리와 꽃향기를 맡으러 마당으로 나왔다.
토복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자연의 재료로 손수 만든 공간에는
돌과 나무와 꽃과 풀이 많아서
새들도 많이 날아온단다.
이다음에 오면
너른 마당에서
아장아장 걷고 폴짝폴짝 뛰어보렴.
딱딱한 플라스틱 장난감보다는
말랑말랑한 자연이 만든 장난감이 참 많단다.
4월부터 회사에 복직을 하는 큰딸은
엄마, 아빠의 공간에서
1박 2일 지내면서
지리산의 정기를 듬뿍 받았으니
회사 생활을 잘 하겠다고 다짐하고
큰사위는 3월부터
육아휴직을 하고 있었는데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으며
토복이를 잘 케어하겠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