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타고 오는 행복
지난겨울은 강추위도 드문드문 있었지만
겨울 추위답지 않게 너무 따듯하여 비가 잦았다.
1월에는 서울에 사시는 남편의 삼촌 두 분이
열흘 간격으로 돌아가셔서
남편은 문상을 연달아 다녀와야 했다.
먼저 돌아가신 작은 삼촌께서 형님을 데리고 가셨는데
두 분 다 한파를 피해 따듯한 날에 돌아가셔서
조카의 마지막 배웅도 받으셨다.
2월은 큰 추위가 물러가고
수도가 얼어터지는 일이 드물어
며칠씩 집을 비워도 걱정이 덜 되기에
두 번의 부산 나들이를 할 기회가 생겨
행복한 일탈을 하기도 하였다.
어느덧 겨울을 다 보내고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독일의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의 본질은 뭔가를 위해 '일하는' 것,
'뭔가를 기르는' 것에 있다.
사랑과 노동은 따로 떼어서 생각하기 힘들다."라고 했으며
"사랑이란
사랑하는 자의 생명과 성장을 적극적으로 염려하는 것이다.
이 적극적인 배려가 없는 곳에 사랑은 없다."라고 했다.
결혼과 육아는
정답이 없는 세계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
미지의 세계에서 새로운 경험으로
완전히 달라진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인간은 누군가를 위해 일할 때,
그것은 그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은 그 누군가를 위해서 일하는데
헌신, 희생보다는 공헌이란 말이 더 좋다.
명절 설을 앞두고 작은 사위가
일주일간의 해외 출장을 가게 되었다.
혼자 독방 육아를 하게 된 작은딸이
행여 힘들지 않을까 걱정되어
남편과 함께 손주를 보러 갔다.
남편은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던
손주들을 실제로 대면하였는데
그동안 자식들의 육아를 멀리서 응원만 하다가
훌쩍 자란 손주들을 보면서 육아로 고생한
자식들을 꼭 안아주고 딸들 키울 때를 생각하며
손주에게 분유를 먹여주고 발톱도 다듬어 준다.
하루는 설날에 찾아뵙지 못하기에
자식들과 손주들을 데리고 미리
친정 엄마 집에 나들이를 갔다.
익숙지 않은 아파트에서의 삶을 보내고
별천지 화개로 돌아와 설 명절을 쇠었다.
큰딸, 작은 딸, 작은 사위는
같은 직장에 다니기에 함께 출근하고
70일차의 아기는 공동육아로
서로 돕고 살면 좋을 것 같다며
설쇠고 며칠 후 큰 딸네가 작은 딸네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울 부부도 큰딸 집 이사 돕기에
참여하러 다시 부산으로 내려갔다.
이사 간 집에 옷 서랍장이 필요하여 사러 갔는데
기장에 있는 이케아를 구경할 기회가 생겼다.
처음 가 본 곳이어서 가구만 파는 줄 알았는데
온갖 생활필수품까지 팔아서 휴일인데다
사람도 엄청 붐비고 정신없이 구경했다.
꼭 필요한 것만 찾아서 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