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의 노래

겨울비야? 봄비야?

오키Oki 2023. 12. 12. 19:10

- 라이언 홀리데이·스티븐 핸슬먼 《데일리 필로소피》에서 ​

 

봄여름 가을을 훌쩍 보내고

두툼했던 달력도 다 뜯기고

달랑 한 장으로 남았는데

그것도 잠깐이면

또 새 달력이 걸리게 된다.

태어난 생명은 예외 없이

죽음을 달고 산다.

나와 남편도 해가 갈수록

인생은 짧아지고

시간과 힘도 한정돼 있다.

"우리의 행복이 주머니에 무엇이 들어 있냐 하는 것보다는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 하는 것에 달려 있다."

"먹은 것이 육체가 되고 읽은 것이 정신이 되어 현재의 자신이 된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행복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교양'을 꼽았는데

사고하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며

교양을 쌓기 위한 독서가 가치 있는 이유를 멋지게 설명했다.

 

 

 

지난주 금요일은

날씨가 봄날처럼 포근해서 김장 배추를 뽑았다.

남편은 가을비가 많이 내린 탓에

배추에 벌레가 적게 들어서

벌레 잡기는 수월했고

배춧속이 꽉꽉 차지는 않았지만

눈도 맞고 서리도 맞아서

단맛은 있을 것이라 한다.

보통 무를 먼저 뽑고 배추는 뒤에 뽑는데

올해는 배추를 먼저 뽑고 다음날 무를 뽑았다.

 

속이 노란 달고 맛있는 배추

일요일 김장을 다 끝내 놓으니

겨울 한 철은 이제 잘 지낼 일 만 남았다.

 

어제 월요일 새벽부터 내린 비가

저녁에는 빗줄기가 굵어져 주룩주룩 내리는 비에

느닷없이 개구리 한 마리가 뒷마당에 나왔다.

겨울잠을 자러 갔다가 여러 날 따듯한 기온에

봄비가 내리는 줄 알고 어둑어둑한데 비를 맞고 있더라.

 

계절상으로는 겨울이지만

나도 찬물에 손을 담가도 시린 줄 모르겠는데

개구리도 시원하게 샤워하고 싶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