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과 거름
한 사람이 일 년에 얼마나 많은 양의
오줌을 누는지 알면 놀랄 것이다.
변기에 소변을 누고서 물과 함께
흘려보내면 그냥 오물이 되지만
농촌 생활을 하면서 비료와 퇴비는
일절 사지 않고 액비를 만들기 위해
남편은 자신의 오줌을 20년이란
기간 동안 꾸준히 모아서
봄가을 채소 거리에만 사용해왔다.
남편은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지 않고
본인의 소변만 모으는데 (신약을 먹지 말아야 함)
작은 양동이에 며칠간 소변을 받아서
어느 정도 양이 차면 큰 고무 통으로 옮겨 붓는다.
하동 읍내에서 오래전에 통 2개를 구매할 땐
검은색 고무 통 중에 제일 큰 걸로 골라왔는데
소변을 큰 통에 1년을 모아야 가득 차더란다.
받은 소변은 채소에 바로 사용하면 안 되고
적어도 1년을 숙성시켜서 액비로만 쓴다.
얼마 전 약국에 간 적이 있었다.
계산대 옆에 구충제 약이 눈에 들어와서
요즘 세상에도 구충제 약을 먹어야 하는지 약사에게 물었더니
유기농 채소를 먹는 사람은 1년에 한 번씩은 먹어줘야 하고
마트에서 파는 채소를 사 먹는 사람은 안 먹어도 된다고 하더라.
오랫동안 구충제를 안 먹어 왔던 터라
구충제 가격이 1500원이어서 한 개만 사 놓고
아직 먹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