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의 노래

좋아하는 일

오키Oki 2023. 10. 29. 17:20

늦가을로 접어들자 산허리쯤 단풍이 내려와 앉았다.

가을의 하늘이 높아 맑고 푸른 하늘을 시샘하듯

하루는 쌀쌀한 아침 공기를 살짝 밀어내고

미세먼지가 찾아와 뿌연 하늘을 보여주었다.

남편의 인물 크로키 그리기 세 번째 그림

남편은 시골에서 다녔던 중학생 시절

미술부에 들어간 경험을 살려서 그리는데

첫날부터 지우개를 사용하지 않고

크로키 그리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오전에 크게 바쁜 일이 없을 때만

연필을 잡아보고 저녁으로는 유튜브로

크로키 그리기를 며칠째 보고 있다.

다른 사람이 잘 그리는 모습만 봐도

가슴 설레고 소름이 돋는다고 한다.

남편은 엄마가 초등 1학년 입학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는데 만약에

엄마가 살아계셨더라면 좋아하는

그림을 계속 그리며 그쪽 방면으로

나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면서

몇 번 얘기를 꺼낸 적 도 있었다.

그러면 옆에서 핀잔으로 다른 여자랑 결혼해서

살았으면 지금쯤 도시에서 살고 있을 것이고

자연이 그려주는 삶이 좋을까?

백지에 그림을 그려내는 삶이 좋을까?

 

남편은 인생 전반기 때 겁 없이

몸도 아끼지 않고 열심히 했으니

이제는 인생 후반기여서

마음만 먹으면 둘 다 하며 살 수 있다.

지난 5년 동안 돈벌이에서 벗어나 살아보니

돈벌이로 일할 때보다는

오히려 더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지금은 하고 싶은 것 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자신의 의지와 노력만 있으면 된다.

나도 응원하고 자식들도 응원해 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