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외손녀 축! 탄생
9월의 날씨는
아침저녁으로 살랑살랑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 것도 잠시
여름이 되돌아온 듯 더위가 지속하였고
지난주에는 가을장마가 찾아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에다 습도가 높았다.
어둠이 내리는 밤에는
꽁지에 초록불을 단 반딧불이
두 마리가 날아다닌다.
비가 오면 어떡하지 했는데
등딱지가 매끈해서 빗속에서도
춤추는 별 모양의 초록불을 찾을 수 있었다.
개울에 계속 물이 많이 흘러내려간 탓에
다슬기가 적은지 반딧불이의 숫자가 확 줄어들었다.
비가 자주 내려서 가을무와 배추는
어린 속이 벌레에 뜯기고 두더지가 파헤치고
영 신통찮다고 남편은 걱정한다.
어제와 오늘도 간간이 비가 내린다.
이번 비가 그치고 나면 밤 기온이
20도 아래로 떨어지면서 선선해질 것이다.
이달부터 출산 육아 휴직 중인 작은딸은
13일 하루는 언니네로 출근
조카를 돌보며 예비 엄마 연습을 하고서
퇴근했다고 한다.
하루의 경험도 크게 와닿았을 듯.
분만예정일은 25일이라고 하지만
언제 산통이 올지 모르니 병원에 가져갈 수 있게
아기 용품이랑 미리 잘 챙겨 두라고 하였다.
애플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2005년 스탠퍼드 대학의 졸업식에서
"일은 우리 인생의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
당신이 삶에 만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당신이 하는 일이 '위대하다'라고 믿는 것이고,
위대한 일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당신의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가을 장맛비가 그치고
아침부터 차츰 맑아지기 시작한 17일 일요일
작은딸이 아침에 일어나 산통도 없이 양수가
먼저 터져서 병원에 있다고 연락이 왔다.
제 언니처럼 수술로 아기를 낳았는데
아기와 산모가 건강하니 참으로 감사하다.
새복이가 3.3kg의 여아로 태어나서
70일 만에 이쁜 외손녀가 또 한 명 생겼다.
새복이의 탄생을 외할아버지와 함께 축하합니다!
엄마, 아빠 품에서
건강하고 귀염 받고 사랑 듬뿍 받으며 이쁘게 자라렴.

작은딸이 출산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뭉클했다.
집에서 양수가 터져서 병원에 간 일이 어쩜 그리 같은지
내가 작은딸을 낳을 때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제 언니와 25개월 터울로 작은딸은
분만예정일보다 2일 늦게 태어났는데
첫째 때는 초기 진통을 3일 동안 했기에
둘째도 그러려나 싶어서 초기 진통 2일째 밤에는
남편에게 출근하지 말고 오전 일찍 병원에 가자고 했었다.
새벽에 몰래 일어나 목욕하고 첫아이 빨래거리를
삶아 씻고 들어와 누웠더니 갑자기 양수가 터져
급격하게 진통이 시작되자 곧바로
잠자는 남편을 깨우고 남편은 자가용이 있는
주인집 아저씨를 깨워 부탁하고
자는 아이 옷 입혀 차를 탔다.
50대인 주인아저씨도 급히 차를 몰아
15분 만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차 안에서 아이는 자꾸 나오려는 느낌에 비명도 못 지르고
남의 차에서 낳으면 안 되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았다.
무사히 개인 산부인과 병원에 도착하여 응급 벨로
상주하는 간호사 두 사람이 먼저 내려와
분만대에 도움받아 눕자마자 아기가 나왔다.
곧이어 의사가 들어왔지만 처지라곤 별다른 것 할 게 없자
곧장 회복실방에 이부자리가 깔려 있어 누워 있었다.
남편은 둘째가 태어난 것을 보자마자
첫째를 주인집에 잠시 맡기러 갔고
3.6kg 태어난 아기와 나란히 누웠는데
엄마가 옆에 있어서 그런지 울지도 않고 잠들었다.
병원 진료가 시작되기 전에 남편 품에 안긴 아기와 함께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네 식구의 한 방 생활이 시작되었다.
둘째는 첫째보다 더 순한 아기로 무럭무럭 잘 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