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추억
우리는 자기 자신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경향이 있다.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공동묘지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되는 건
나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멋진 일을 해냈다고 말하며
밤에 잠자리에 드는 것,
그것이 나에게 중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제2호 태풍의 영향으로
이른 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며칠 전 날아온 내몽골 황사가
말끔히 다 씻긴다.
내가 초등 5~6학년쯤 여름방학 때
시골 할머니 댁에서 지내온 적이 있다.
부산에서 가는 길에 누구와 함께
동행했는지는 생각이 안 나고
방학 동안 제법 오래 있었던 것 같다.
마을 아이들과 같이 어울려 놀았고
할머니 댁에도 소와 돼지가 있어서
나도 어미소를 데리고 풀을 먹이러 갔었다.
낮은 산 너른 언덕에다 소를 풀어놓고
여자아이들은 잔디 씨앗을 훑었다.
한 되에 3천 원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씨앗을 모아가면 돈으로 준다고 했다.
더운 여름날 참깨보다 작은 씨앗을
모아야 하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잊었던 유년의 기억을 되살려 준 잔디 씨앗!
오늘처럼 추적추적 비가 내리면
할머니가 끓여준 색깔은 거무스럼하고
까끌까끌한 촉감의 통밀 수제비를
툇마루에 앉아 먹곤 하였다.
도시에는 흰 밀가루가 막 퍼지기
시작한 시절이어서 내가 할머니 댁에서
처음 맛본 오리지널 통밀 수제비가
요즘은 사 먹기도 힘든 건강식이었다.
지난주 전국에 황사로 미세먼지가 심하였는데
우리 고장도 하루 반나절이 지나고 나서야
맑은 공기를 되찾았다.
오늘 비가 내린다고 하여
어제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 죽순을 삶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