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의 노래
집 달팽이 두 마리
오키Oki
2022. 7. 6. 18:34
아직 한참 남은 무더운 여름
본격적인 휴가철에 물 부족 사태가 없으려면
비가 흡족하게 더 내려야 하는데
장마가 사라졌는지...
지난번 장맛비로 철철 흐르든
개울물은 뜨거운 볕에 마르고
어제부터 다시 우리 마을은 단수를 한다.
뒤뜰에서 집 있는 달팽이를 만났다.
오르막을 오르는 집 달팽이와
내리막을 내려오는 집 달팽이를
내려오는 집 달팽이는 집이 더 컸는데
달팽이로 산 세월이 더 많은 걸 봐서
수월하게 내려오고 있었다.
우리네 인생도 집 있는 달팽이와 같은
비슷한 인생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큰 짐을 질 것인지 작은 짐을 질 것인지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꿈 많은 청춘일 때는 각자의 어깨에
꿈이 한가득 담긴 짐을 무거운 줄도 모르고
목표를 향해 무작정 올라간다.
중년에도 자식들 뒷바라지로
앞뒤 구분할 사이도 없이 쉼 없이 올라간다.
어느덧 노년이 되면 짊어진 짐은 다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내려오는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다.
꾀꼬리가 아직도 떠나가지 않고 주위를 맴돈다.
물까치는 새끼들을 키우기 좋은 장소에서
그동안 몸집이 비슷한 종달새만 경계하다가
올해는 꾀꼬리까지 경계하느라 바쁘다.
나와 남편은 꾀꼬리들이 언제 떠나는지 궁금해서
날마다 꾀꼬리 소리가 들리는지 살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