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에서 새로움 만나기3
많이 경험할수록 더 풍성해진다
왜 굳이 나이가 들어야만 경험이 쌓인다고 생각하는가? 노년의 풍부한 경험을 젊은 나이에 얻고 싶지 않은가? 길은 하나뿐이다. 시간을 짧게 축약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도전하거나,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 나누고, 책을 많이 읽고, 가보지 않은 곳을 여행하기에 인색하다. 낯선 것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그런 도전과 시도를 하며, 경험을 쌓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면 10년 동안 배울 지식과 교훈을 2, 3년 내에 얻을 수 있다. 중요한 일을 더 먼저하고 더 빨리 하는 식으로 시간을 긴요하게 활용하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열의를 기울이며, 날마다 더 활기차게 생활하는 방식으로.
따지고 보면 모두 똑같은 시간을 할당받는다. 우리 모두에게 매일 24시간이 주어진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그 시간을 중요하지 않은 일에 허비한다. 수동적으로 살고, 거절해야 할 상황에 거절하지 못하고, 강물에 떠다니는 나뭇잎처럼 어디로 향할지 모를 물살에 이리 쏠리고 저리 쏠려 다닌다. 그것은 생각할 시간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순위를, 꿈과 목표를, 이루고 싶은 것을 생각하지 않은 채 지낸다. 그렇게 젊은 날을 잃어버린다.
내 삶에서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면 내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것은 더 나은 선택으로 이어지고, 더 나은 선택은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진다. 명확한 이해가 성공을 낳은 셈이다.
그러므로 도전하고 시도하기 위해 죽기 전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어떤 경험이 필요한지 파악했다면 즉시 실행하라. 멋진 사람들을 만나고, 근사한 장소에 가보고,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기회를 잡아라.
그리고 실패를 많이 경험하라. 실패를 더 많이 겪는 것은 행동반경이 넓어지고 위험을 무릅쓴 도전을 더 많이 하고 있다는 증거다. 성공하면 어떻고 실패하면 또 어떤가. 삶의 목록에 소중한 경험을 추가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살면서 가장 슬픈 시기조차 삶을 풍성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보스턴 유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벤저민 잰더는《가능성의 기술》에서 스승인 첼리스트 가스파르 카사도가 했던 말을 소개한다.
"자네 삶이 그토록 평탄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네.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지 못한 사람은 결코 존경받는 연주자가 될 수 없으니."
더 많이 경험할수록 인생이 풍요로워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 로빈 샤르마《나를 빛내주는 아침 3분》중에서
2015년 11월 14일 토요일 칭다오의 셋째날
늦가을 막바지인데다
어제 내린 비로 추울까 생각했는데
춥지 않은 날씨가 등산하기에 좋은 것 같아서
흙, 바위 등 자연의 멋을 고스란히 맛보는
노산을 여행코스로 잡았다.
택시를 타고 노산입구에 도착하니 10시반
한국 산행인들과 중국 등산객, 주말이여서
가족과 함께 온 등산객들이 눈에 띈다.
노산은 4월~10월 입장료가 120위안이고
11월~3월은 90위안이다.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이니 뒷모습은 노년의 부부다.
우리는 거봉코스를 오르기로 정하고
케이블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케이블카 정류장까지는
셔틀버스를 한참 타고 가야하기에
굽이굽이 돌아가는 도교의 본산인
노산의 진입 풍경을 잘 볼려고 맨앞에 앉았다.
바위가 드문드문 있는 바위산이 아니라 온통 바위인 바위산이 노산(嶗山 라오산, 1,132m)이다.
우리나라의 설악산과 넓이가 비슷하며 바닷가의 바위산인 것도 비슷하다. 다른 것은 설악산이 힘 있게 솟구친 산세인 반면, 노산은 바위산이 전체적으로 펑퍼짐하게 누워 있다. 1992년 중국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물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중국인들이 '하늘에서 흘러내리는 물'이라 자랑하는 노산 천수는 풍부한 광물질이 함유돼 있어 장기간 음용하면 장수한다고 한다. 칭다오맥주 역시 노산 천수로 만들어진다.
노산국립공원은 여러 곳의 풍경유람구로 지역이 나뉘는데 이 중 기암괴봉의 메카 거봉풍경유람구가 유명하다. 거봉은 노산의 주봉으로 비록 정상에는 군부대가 있어 오르지 못하지만 정상 아래의 둘레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길이 나있다.
우리는 거봉으로 가는 케이블카(편도 1인 40위안)를 탔다.
노산의 녹차와 채소를 가꾸는 텃밭도 보인다.
울부부 난생 처음으로 케이블카를 탔는데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가는 게
불안하지만 연속으로 움직여서
빈 케이블카도 많다.
일행없이 혼자서 타면 정말정말 무서울 것 같다.
자매들끼리 홍콩여행에서
태풍영향으로 공중에서
20분간 멈춘 상태를 경험했기에
이번에는 좀 괜찮아요.
걸어서 가는 등산객들이 팔각정에서 요기를 하고 간다.
케이블카 덕분에 노산 중턱까진 편하게 왔다.
이제부터 한 시간정도 걸어서 산행한다.
안개가 있어 습했지만 춥지 않아서 걷기에 좋았다.
11월 중순 날씨치곤 따뜻한 편이다.
우리집 주변에서도 큰바위를 보지만
노산의 큰바위를 나뭇가지들이
떠받치고 있는 모습에 눈길이 머문다.
노산 중턱에 길고양이 서너마리가
등산객들이 주는 음식 받아 먹으며 살고 있었다.
거봉까지 올라왔으니 하이파이브
내려가는 길은 안개가 더 짙다.
비좁아서 한 사람씩...
선천교
사랑의 열쇠고리를 묶는 대신 닮은꼴 포즈로 사랑확인.
언니야~우리도 사랑포즈
노산 계곡은 빙하기때~~~설명
아픈 다리도 쉬어주고
점심도 못 먹어서 배도 고프다.
따뜻한 차와 대추
(중국사람들은 생대추를 과일처럼 먹는다)
오징어채를 먹으며 쉬어가는데
다른 등산객들이 아무도 안들어오니
우리 가족을 위한 전용 테이블이 되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등산하면 간단할 줄 알고
탄수화물은 하나도 없으니
점심은 이것으로 해결할 수 밖에.
언니야~~
우리는 아침을 먹고 등산해도 배고프제.
엄마는 엊저녁 밥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우린 괜찮아!
사랑을 식사로~~
와우!
갑자기 안개가 조금 걷히기 시작한다,
먼곳에서 왔으니 맑은 노산을 감상하라고.
노산의 등산객을 위해 10분간 안개가 걷히니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한국인, 중국인 할 것없이
기쁨의 탄성은 다 똑같더라.
언제 또 다시 노산의 기암괴석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 자리에 선 것만도 축복이다.
올겨울 회사분들과 중국 명산을 산행해야 하는데
노산의 경험이 겨울산행때 도움 될 것 같아요.
울딸들 고맙고 사랑해.
히야~~
바위마다 다 예술품이고 조각품이다.
내 생전 이렇게 많은 바위를 볼 수 있다니
노산 등산을 포기 했더라면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란다.
맞아요~~
우리집에도 바위가 있지만
노산바위한텐 게임도 안되네요.
내려오면서 다리도 아프고...
여자 셋은 의견일치를 보았다.
하산길에도 케이블카를 이용하자고.
엄마가 아빠를 꼬셔볼께~~
엄마만 믿어!
3 대 1
내일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
꽃들 의견을 존중할 수 밖에요.
우리가 등산한 것을 되칲어 보면서...
태산이 높다하되 노산만 못 하더라고.
연속 3일째 돌아다녀서 다리도 아프고
내려갈때도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또 40위안을 주고서....
올라갈 때보다는 덜 긴장하면서 잘 내려왔다.
당신 덕분에 나도 수월케 내려왔구려.
각시의 행복이 나의 미래이니깐요.
하산때 힘 아꼈으니
우리 사자바위 한번 들어볼까나~~
중국에 와서도 바위를 들어야 할 일이 있다니.
엄마, 아빠는 중국서도 천생연분이지요.
고마워~~
울딸들의 행복이 아빠의 행복입니다.
겨울추위가 오기전에
고운단풍 색이 좀 바랬지만 바위와 잘 어우러져
노산구경은 생각보다 좋았다.
자, 버스를 타고 이촌시장으로 한번 가볼까~~~
버스를 기다리다 지쳤는데 빈 택시가 있어
기사한테 흥정을 했더니 100위안을 달라고 한다.
노산 오는 길에 도로확장공사로 택시도 빠르게 갈 수 없으니
그냥 버스를 타고 도로사정이 좋아진 곳에서 택시를 타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한 시간을 가야 하는데
우리는 안내양이 있는 버스를 탔다.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하기에
사람들도 많고 손잡이를 꽉 잡으며 섰다.
시골살이에 필요할 때면
남편 트럭을 타고 다녀서 버스 탈 일이 거의 없고
도심의 시내버스는 더더욱 탈일이 없었다.
내가 중고학생때 우리나라도 버스안내양이 있었는데
추억속의 버스 안내양을 중국에서 만났다.
신기하게도 앞문, 뒷문 구분없이 승차를 해도
안내양이 노련하게 버스비는 다 받아 챙겼다.
한손에는 바코드기계를 들고서
카드가 없는 사람은 회수권을 낸다.
내가 학생때 쓰던 크기의 회수권이랑 닮았다.
남편은 거제도에서 고등학생때
만난 버스안내양은
버스기사와 부부여서 발차할 때면
뒷문을 탕탕 치면서 여보~ 오라이~~ㅋㅋ
딸들에게 얘기를 해주지만
버스안내양을 경험 못한 세대라서
큰 흥미는 못 느낀다.
종점까지 가야하는지 자리에 앉아서
뜨게질하는 아줌마도 있었다.
복잡한 가운데 한번 앉을 기회가 있었는데
아이를 데리고 탄 아줌마한테 자리를 양보했다.
3분의 2쯤 왔을 때 다리도 너무 아프고
택시가 잘 잡히는 곳으로 들어왔다며
기본요금만 지불하면 되니까
택시로 갈아타고 이촌시장으로 왔다.
각시야~ 배 많이 고프제.
이제 다 왔으니까
우리 저기로 가서 맛난 거 먹자.
아빠가 딸을 꼬시고 가는 것 같다.ㅋㅋ
음력 2일과 7일은 장날이라서 더 복잡해진다.
어두워지기 전에 시장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촌시장 다리밑에 자리잡은 포장마차에
재료만 가져다주면 철판요리를
맛있게 해준다고 소문난 곳이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아저씨가 자리를 지키고있는지
확인하고서 장보러 나갔다.
돼지고기 목살을 사는데 말이 안통하니까
남편이 자기목에다 손을 대고서 목살부위를 샀다.
때론 손짓이 더 빠르다면서ㅋㅋㅋ
산촌에서 살다보니 해산물은 거의 안 먹는다.
칭다오 해산물은 싱싱하고 가격도 싸다.
조개도 사고
새우도 샀다.
숯불을 이용해서 철판냄비에 양념하여 요리해 준다.
철판요리 한판에 수고비는 5위안이다.
짭짤하게 요리된 조개가 먼저 나오고
새우볶음도 나왔다.
그동안 해산물요리를 잘 못 먹었는데
8천원으로 새우를 포식할 기회를 만난 셈이다.
중국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이 다 되어가기에
우리가 첫 손님으로 아무곳에나 자리를 잡았다.
돼지고기 목살은 마늘을 많이 넣어서 볶아준다.
요리사 아저씨와 아저씨동생은 한국에서
가게를 어떻게 알고 왔냐고 궁금해한다.
이곳을 다녀간 집밥 백종원씨와
한국사람들의 여행기블로그에
올라온 정보를 보고 왔노라고.
이곳에서 만든 요리하고
칭다오 맥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라고 하길래
우리도 칭다오맥주 한병을 시켰다.
아침, 점심도 안 먹고
시간은 저녁을 향해가기에
남편은 언제 또 올런지 모른다며
생굴과 닭날개를 조금 더 사왔다.
이때부터 퇴근하고 온 사람들이
푸짐한 재료를 사와서 요리사 아저씨는 바빠지고
썰렁했던 포장마차도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우리도 제법 많이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손님들의 철판요리를 보니
우리가 먹은 것은 세발의 피다.ㅋㅋ
바깥으로 나오니 어둑어둑해져서
시장은 다 정리되어 조용하다.
큰길로 나오다가 양꼬치가게 앞을 지나는데
훅 불어오는 냄새에 남편 발이 땅바닥에 붙었다.
중국인들이 아니고
아랍쪽에서 온 사람들이 운영하는 가게인데
우리나라도 그렇고 요즘 꼬치요리가 대세여서
남편이 대체 무슨 맛인지 몹시 궁금하다며
1개 5위안을 주고 맛만 보자고.
같은 가게인데 전통숯불화덕에 구운 빵도 판다.
1개 3위안이기에 두 개를 사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의 마지막 밤은
모두 곤하게 떨어졌다.
내일은 또 어떤 즐거움이 기다릴지 상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