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의 가을
가을빛이 완연한 화개골에도 단비가 촉촉히 내린다.
귀농 18년만에 올해 최고로 단풍이 멎지게 물든 화개골인것 같다.
도서관 가는 길은 젖은 낙엽을 쳐다보면서 눈이 즐거워졌다.
화개와 하동의 가로수의 벚나무 단풍이 이쁘게 물들어 있어서
벚나무 단풍은 곱게 물들지 않다는 생각을 확 뒤집을 수가 있었다.
모처럼 고운 벚나무단풍을 많이 봐 주었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비가 와서 나들이 나올 단풍객들이 적었다.
11월 초하루 지난 휴일은 추위에 약간의 서리가 내린 흔적이 보였다.
익은 다래를 딴다.
키위의 조상 격인 다래
잘 익은 키위도 다래와 같은 색을 띤다.
연보라색의 쑥부쟁이꽃
약간의 서리를 맞게될 때까지 버틴 호박넝쿨은 걷어 들인다.
낙엽을 쓸어 모아주면
녹차밭에서 거름이 된다.
정부지원으로 농가에 보급되는 퇴비는 한포대 천원이다.
뭘로 만들어졌는지 그 퇴비를 쓰는 이웃농가들은
너무 독해서 3년을 묵혀서 써야 되겠단다.
비파는 손님이 한그루 가져다주어 옮겨 심었는데
늦가을에 꽃이 피어서
그다음해 여름쯤에 열매를 따야 하기에
겨울추위를 넘기면서 열매가 안되니
우리 한테는 잘 맞질 않더라.
작년에 비파 한 개를 따 먹어보았고
올해는 한 개도 없었다.
지금은 꽃은 많이도 필려고 하는데
내년의 열매는 기대하지 않는 편이다.
작은딸이 단감을 좋아하는데
생단감을 중국으로 못들고 가니까
단감을 썰어서 말린다.
가을 상추가 맛있는 줄 알지만
노루가 뜯어 먹기에 일부러 안 심는다.
노루가 하도 먹을 게 없어서 그런지
매운 맛이 도는 무잎은 작년까진 안 뜯어 먹었는데
이젠 부드러운 속잎만 먹다가 겉잎도 시도한다.
무잎이 먹기 싫을 땐 배추밭을 왔다가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이젠 김치도 먹기 싫어져서
김치가 밥상에서 밀려난단다.
김치소비가 적어지면
김장거리 농사가 재미있을리 없겠고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새로운 채소들만 좋아질 것 같다.
감국
제비꽃과 감국
먹는 호박씨는 씻어서 말리고 종자가 될 것은 그대로 말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