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뜬 무지개
어제 저녁 7시40분에 무지개가 떴다.
호우를 피해 도서관에 다녀와서
저녁 밥상을 차리는데 밖에서
"각시야! 무지개가 떴다"고 한다.
조금 있으면 어두워질텐데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지개가 뜰까?
우리 마을의 유래
침점(針店)에는 침점암이라는 암자가 있었는데 가야국의 김수로왕과 왕후가 일곱왕자를 만나 보려고 마을 앞을 지나 가다가 옷고름이 따져서 침점암에 와서 옷고름을 달아입고 가면서 이 곳은 '침점'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온다. 또 이런 속설도 있다. 풍수 지리학으로 보면 아을 뒷산 지형이 반짇그릇 모양으로 생겼다고 침점이라고 불러온다.
삼태동(三台洞)은 정금 뒷산 '소쿠리봉' 위에서 삼태성(三台星)이 비친다고 삼태동이라고 부르는데 그 별을 노인성(老人星)이라고도 한다. 이 노인성이 비쳐서 삼태동 사람들은 오래오래 산다고 장수 마을이라고 전해 온다.
타령에 "미륵정이 독 부처는 후후천세를 도통허고 늦인멕이 안개 돌아 용강리는 구름이 끼어 무지개골비가 묻어 가매쏘에 물이 긇어 장군쏘로 흘러가고 평풍쏘로 휘휘 둘러서 거북쏘로 흘러가요" 라고 하는 귀절이 있는데 이 귀절이 정말로 이 골짜기의 돌부처가 후후천세를 전하고 늦인멕이의 안개가 용강리에 구름이 끼어 무지개골에 여우 비가 묻어 오다가 오색 무지개가 서면 침점 마을에서 볼때 참 아름다운 경치라고 한다.
무지개골은 회강동 골짜기를 무지개골 이라하고, 가매소는 신촌 마을 옆으로 내려오는 회강골 물이 화개천하고 마주치는 곳인데 소가 생긴 모양이 가마솥과 꼭 같이 생겼다고 가매소라고 부른다.
-안성업《화개예찬》
정말로 무지개가 공중부양한 것 같다.
입택 만10년 동안 살아오면서
전설대로 여름날에는 무지개골에서
뜨는 무지개를 볼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한다.
작은딸이 중국 진시왕릉을 구경하는데
중국돈 지폐에도 그려져 있다고 한다.
여름 채소
큰딸은 지난 3일에 와서
아빠 생신을 맞아 일주일 먼저 다녀가고
뒤이어 작은딸이 중국 여행을 마치고
11일에 집에 왔다.
마침 날씨도 좋아서 보름달빛에서
작은딸의 중국 구경 얘기를 듣고자
아빠는 솥뚜껑 운전을 자청했다.
고기만 외부의 것이여서 맛있게 먹는다.
12일 토요일 오후에는 작은딸과 함께 진안으로 갔다.
친구가 일요일에 사둔 땅에 흙을 사서 붓는다고 하여
장마철에 무슨 흙을 붓을런지 남편은 궁금하단다.
그동안 바빴던 관계로 못 가봐서
친구가 산 땅이 어떤곳인지 어떻게 집을 지을런지
얘기도 들어보고자 데미샘으로 오라고하여 찾아갔다.
한시간반 운전해서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에 도착
친구 땅 옆에는 ㄱ형의 개울물이 흘러가게 된 곳이여서
폭우로 물이 갑자기 불어나면 위험할 것 같다며
올여름 잘 지켜보고 있다가 가을에 흙을 받으라고 하였다.
여름에 흙을 받아 깔면 빗물에 유실이 발생하고
축대도 잘 살펴야 하는데
친구가 물의 위험을 잘 모르고
그냥 집을 당장 짓으면 되는 줄 알다가
조언을 해주었더니 정말로 고마워 한다.
늦은 마른 장마에 중부지방은 많이 가물다고 하더니
전북 진안도 그동안 큰비 구경을 못했던 것 같다.
친구가 사둔 땅 이웃이 같은 형제(여호와의 증인)라며
저녁을 얻어 먹고 한참을 얘기하다 밤늦게 나섰더니
구례부터 폭우가 쏟아져 빗길을 뚫고 왔다.
진안에 갈때 녹차밭에서 딴 풋호박을 가져 갔다.
봄에 왔을때보다 좋아진 지은 엄마가
텃밭을 빌려서 조금 가꾸기 시작한단다.
보통 풋호박은 싱겁한데 우리것은 덜큰하다며
어떻게 했길래 그렇냐고 한다.
녹차밭에 오랫동안 겹겹이 쌓인 거름 때문인데
녹차를 먹고 자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파랑새가 한참을 쉬어가는데 물까치가 경계를 한다.
토종 오이
어느날 밤새 비내리고 새벽에 그쳤을때
이른 아침에 사진을 찍는데
"각시야!
아까 뒷산에 무지개가 떴는데 내혼자만 봤데이"
웬지 하늘이 멋있다고 생각했더니
아이~~아깝당
무지개는 한번 뜨면 3분정도 있다가 사라지길래
자고 있던 나를 퍼뜩 나와보란 소리도 못 했을 것이다.
깎인 마당풀은 모아모아서 박넝쿨 퇴비로 쓴다.
몇년째 모아둔 퇴비로 박넝쿨이 무섭게 뻗어나간다.
새로 바뀐 우편배달부 아저씨는
"이렇게 너른데 밭을 안 만들고..."
남편은 그냥 '아예' 하고 얼버무린다.
참나리
석류
새들이 퍼뜨려준 까마중에 꽃이 피어
가을에 먹을 수 있겠단다.
녹차밭의 들깨
고사리밭도 쉬게 한다.
가을무씨앗 흩을때 까지만 자소엽을 키운다.
녹차밭의 자소엽
돌담에서 커는 무화과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