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봄맞이
오키Oki
2014. 3. 3. 18:14
예년보다 따뜻했던 겨울을 보낸 탓에
차나무는 냉해를 입지 않고
푸르름이 살은 채 봄을 맞았다.
겨울을 보낸 차밭엔 꽃망울로
얼어붙은 상태로 봄을 맞기도 한다.
때묻지 않은 어린 대나무는 겨울에도 꼿꼿했다.
삼월 초하루 봄비가 촉촉히 내려
잔잔한 풍경소리가 만물을 깨운다.
<의자> 이정록
…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따뜻한 봄날을 기다렸던 매화나무
봄의 소리에 꽃망울도 놀랜다.
겨우내 참 잘 쉬었던 텃밭엔
일찍 올라온 봄나물이 기다리고 있다.
돈지갑 대신 호미자루 챙겨들고
흙냄새 맡으며 장보기를 할 수 있는 곳.
애써 가꾸지 않고서도
그저 땅에서 내어주는게 참으로 많기에
그래서 봄은 자꾸자꾸 손짓하여 불러낸다.
야생국화는 늦게 늦게 가을 늦서리에 꽃이 피었다가
봄이 되기도 전에 새순을 틔워 낸 대기만성형이다.
겨울을 지낸 겨울초
쪽파와 상추
냉이
돌미나리
어린 쑥
땅속에서 발견된 깨진 그릇
오랜 옛날 그릇을 직접 구웠는지...
깨진 조각들이 땅속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한때는 고사리를 먹으면 정력이 없어진다던
그 고사리가 이젠 건강에 좋은 나물이 되었다.
가격도 잘 받을 수 있어 차나무를 베어내고
고사리에 매달리는 농가들이 자꾸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