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여행의 즐거움

오키Oki 2013. 8. 27. 19:22

지난 주말에 내린 단비로 온 땅이 촉촉해졌다.

덩달아 식물들도 비를 흠뻑 맞으며 춤췄다.

 

 

 

 

 

단비에 노랑새(꾀꼬리 같음) 한 마리 날아와 쉬다 가려는데

 

 

 

 

 

종달새들이 날아와 견제를 한다.

그래도 노랑새가 무덤덤하자

 

 

 

 

 

종달새들이 몇 마리 더 날아와 합세하여도

노랑새 끄떡도 안하니 

종달새들은 포기하며 날아갔는데

 

 

 

 

 

끝까지 남은 종달새 한 마리가 노랑새한테

"우리 몸짓도 비슷한 것 같은데 앞으로 또 만나게 되면 잘 지내자"

 

 

 

 

 

금방 친구가 되어 빗속에 사이좋게 날아간다.

못 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술~~래 ♪♬

 

 

 

 

 

14일 여름 휴가로 집에 온 딸들과

오후 3시쯤에 물놀이를 가자고 해놓고선

점심 먹고 모두 다 달콤한 낮잠을 자고 일어나

휴가객들이 많이 빠져나간 세이암에서 놀았다.

튜브에 빵구가 났는지 바람이 실실 빠져 나가 불안하다. 

 

 

 

 

 

폭염 3주만에 흠뻑 내린 비로 개울물이 불어났는데

작년 태풍 폭우 이후로

이제는 개울에서 물놀이를 안 한다.

굵은 돌들이 박힌채 드러난 절벽에서

언제 큰돌이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멧돼지가 먹을 것을 찾아 마당으로 들어와선

줄줄이 연 단호박을 다 먹어버리더니

다음날 밤에 다시 찾아와

밤맛이 나는 단호박이 없자

늙은 호박으로 앉힐려고 했던

제법 큰 호박을 먹다가 단호박보다 못한지

이 호박도 먹어보고 저 호박도 먹어보고 달아났다.

 

 

 

 

 

우리 마을 뒷산은 밤이 많다.

뒷산에 밤 주인이 여럿인데

밤산을 지키기 위해서 산주인들은

멧돼지퇴치용 감전전기줄로 다 설치해 놓았다.

부득이 산에서 먹고 지내야 할 멧돼지가

여름에는 마을로 내려오는 횟수도 많아졌다.

밤마다 마을로 내려와 여러 농가밭에 피해를 주고 있어

멧돼지 퇴치에 좋다는 야간램프도 달아보고

반짝이끈도 두르고 해봤지만 소용이 없어

보기 흉해도 하는 수 없이 철사로 울타리를 치게 되었다.

 

멧돼지가 쇠냄새(올무에 걸린 기억으로)를

싫어한다는 정보를 듣고 

우선 길가쪽에만 철사 울타리를 쳤더니

물을 건너 개울로도 들어오기 시작해서

개울에도 하는 수 없이 여러군데 철사로 울타리를 쳤다.

멧돼지는 밤이 익기전 요즘은 풋감도 먹는다고 한다.

 

 

 

 

 

 

 

 

 

 

 

 

 

 

 

 

 

남편이 구상 계획도 없이 일한 것 치곤 잘 만들어졌다.

 

 

 

 

 

캠핑카가 대세가 되는

딸들 세대에게는 아주 좋은 쉼터가 될 수 있단다.

큰딸이 다니는 회사분들이 언젠가 우리집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 너무 좋아할 것이다.

 

 

 

 

 

우리가 채소를 조금 따는 날에 이웃과 나눌 때는

까만 비닐봉지에 담아 놓고

밭일 마치고 갈 때 몰래 전한다.

하루는 불볕 더위에 자란 나물박이

고만고만한게 한꺼번에 열한 통을 거두게 되자

수레에 담아가 이웃들에게 전했다.

 

 

 

 

 

한낮엔 폭염으로 밤은 열대야로 잠 못 들었던

여름도 끝이나고 밤기온이 서늘하게 내려갔다.

 

 

 

 

 

 

 

 

 

 

 

 

 

 

 

 

 

 

 

 

 

 

 

 

 

여행을 마치고 딸들이 집에 오는 날에 배를 땄다.

 

 

 

 

 

 

 

 

 

 

 

전주에서 만나 같이 구경하고 올 계획이였는데

땡볕에 아빠 차가 에어컨 안 켜고 운전하면

너무 덥다고 구례구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부산에서 광주행 우등 고속버스를 타고 가선

담양, 전주, 곡성 여행길

우와~~

광주에 도착해보니 고속버스 터미널이

너무 잘되어 있어 외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단다.

 

 

 

 

 

곡성행 열차안에서

 

 

 

 

 

구례구역사에 반달곰쉼터에서

땡볕에 여행하느라 땀흘리고 온 딸들에게

시원한 쥬스(오디, 오이, 매실원액)를 먼저 먹였다.

 

 

 

 

 

 

전주에서 일만원정식을 같이 먹어보기로 했는데

아쉽게도 사진으로 대신한다.

 

 

 

 

 

여행길은 폭염으로 억수로 더웠어용

 

 

 

 

 

 

 

 

 

 

 

 

 

 

 

 

 

 

대학생활 4년의 마지막 학기만 남겨 놓고

휴학 고민을 하다가 등록하기로 했다며

작은딸이 집에서 기념으로 만들어 놓고 추석을 기다린다.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받으면 술술 진행되어나간다.

 

- 알랭 드 보통,《여행의 기술 》

 

 

 

 

 

 

반딧불이가 많이 나오기 시작하면

호기심에 집안으로 반딧불이 들어오기도 한다.

 

더위가 조금 수그러져

엊그제부터 반딧불이 조금씩 날아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