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Oki 2013. 2. 14. 18:57

설연휴 다음날에 내린 눈이 아직도 다 녹아 내리지 못했다.

 

 

 

 

 

 

 

 

 

설 명절을 보내고 함박눈을 맞고서 내려간 딸들의 솜씨다.

오늘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 나눔으로

직장과 친구들에게서 사랑을 듬뿍 받았을 것 같다.

 

 

 

 

매서운 한파도 다 지나가고 고로쇠수액이 체취되는 계절을 맞았다.

우리도 몇해전부터 산에서 고로쇠수액을 받고 있는 중이다. 

집뜰에 심겨진 단풍나무의 수액으로 

날씨에 따라 변동있는 고로쇠수액의 양을 가늠하고 있다.

날씨가 너무 추워도 안 되고

비가 와도 안 되고

연일 너무 포근해도 안 되고

적당히 추웠다가 포근해질 때

나무는 아낌없이 내준다.

 

 

 

 

비오는 날에

 

 

 

 

 

 

 

 

 

 

시댁의 풍습으로 섣달 그믐날밤에 설차례를 지냈다.

이번 설 명절은 날씨가 추워졌기에

딸들과 함께 고향에서 일찍 들어와 불을 지핀다.

 

 

 

올겨울은 우리산으로 나무를 하러 가질 않아도 되었다.

지난 여름 태풍으로 뒷산 나무들도 많이 쓰러져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는 산주인은

나무가지들은 필요가 없기에 남편이 줏어다 쓸수 있었다.

 

 

 

 

딸들은 집에 오면 아빠가 가마솥에서 끓어주는 쑥물로

샤워를 꼭 하고 가는데 물을 빨리 끓일때는 잔가지가 유용하다.

 

 

 

 

이번에는 어떤 재미를 만들고 갈까?

딸들도 고심하다가 발렌타인데이도 가까워지니까

설쇠러 와서 초콜릿을 만들어 보고 싶었단다.

큰 딸은 얼마전에 입사 1년이 지났는데 

스무명분의 초콜릿을 사는 것 보다

자기손으로 만들어서 선물하고 싶다고

초콜릿 만들기 재료를 미리 사 두었단다.

 

 

 

 

딸들 덕분으로 난생 처음으로

나도 초콜릿을 만들 기회가 생겼는데

난 남편것 하나만 만들었다.

생수병의 밑둥을 잘라서 제일 큼직만하게 ㅋㅋ

 

며칠전 우리 부부는 결혼 25주년을 넘겼는데

멋모르고 사는 재미도 쏠쏠했고

감초 같은 딸들이 태어나 자식 커가는 재미에다

부모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준 기회로

시골살이가 더욱 풍요로울 수 있었던 것 같아 

딸들한테 늘 고마움을 전한다. 

 

 

 

 

 

예전의 녹차아지매 닉네임은 웰빙을 위한 닉네임이라면

이젠 까꿍이란 닉네임은 힐링을 위한 닉네임이다.

까꿍아저씨를 위한 까꿍아지매의 情을 담아 만들었다.

"엄마가 닉네임을 바꾸어서 

어떤 호칭을 써야할지 애매 하시겠는데요?"

 

엄마는 말이야

 

"아빠는 녹차아저씨, 까꿍아저씨가 좋다하고

엄마는 옛날처럼 녹차아지매도 괜찮고,

까꿍아지매, 까꿍아줌마, 까꿍아주머니가 좋아요.

농사 짓어 약간의 농작물을 판매 하지만

일부러 우린 농장간판도 없고,

문패도 없고, 명함도 없이 사는데

사장님, 사모님이란 호칭은 제일 부담스럽더라."

 

 

 

 

어치새가 지난 가을에 숨겨놓은 토종밤을 찾으러 날아들었다.

 

 

 

 

날아든 어치새도 잠시 머물다 날아간다.

지방도시에 사는 딸들도

집에와선 큰 손님 대접받고

다시 제 삶을 찾아 가면서

"엄마, 아빠 힐링 잘 하고 갑니다."

 

 

 

 

엄마, 아빠가 계시는 집은

몸의 휴식처이자

마음의 안식처이니

이다음에 또 할 얘기

많이많이 준비해서 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