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나를 고급스럽게 할려면...

오키Oki 2012. 6. 28. 19:51

 

개망초가 허드레지게 핀 6월은

 

 

 

 

어린 소나무는 가뭄속이지만 뿌리를 단단히 내릴 준비를 한다.

 

 

 

 

6월 초순에는 야생국화잎을 따서 차로 만들었다.

 

 

 

 

더운 날에 새들이 사랑을 속삭이면

 

 

 

 

맞은편에서 지켜보던 야생뽕나무가 시샘을 하는 것 같다.

 

 

 

 

매실을 따기전에 차나무 전지를 다 해두었고

 

 

 

 

냉장고가 작은 사정으로 바위틈에서 자란 죽순은 삶아서 말렸다.

 

 

 

 

타는 듯한 가뭄에 물이 부족하여

독하게 자란 깻잎은

색깔도 붉고 향은 더 짙다.

 

 

 

 

화개골에 밤나무꽃이 한창 필땐

앞마당에 풀도 베어 놓고

 

 

 

 

시원스레 전지된 차밭에선 호박줄기가 뻗어가고 있는데

 

 

 

 

딸들이 집에 오면

호박잎은 쌈으로 먹이고

호박줄기는 볶아서 먹이고

호박순은 된장국에 넣어서 먹이면 

버릴게 하나도 없어진다.

 

쇠비름은 지독한 풀이라고 생각하면

풀로 뽑아서 버려야 하겠지만

생선 고등어처럼 오메가3가

풍부한 여름채소라 여겨

밥상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매운 풋고추를 잘 못먹는 딸들을 위해서

목말라하는 고추나무에 물을 대주니

순한 풋고추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올봄부터 이상기후의 증세를 보이더니

여름도 이상기후를 빗겨가지 못하고 

갑작스레 높아진 기온으로 매실은

평년수확보다 4분의 1만 거두었고

돌복숭아는 3분의 1만 거두어서

생각지도 않았던 자두가

여름과일이 되어 웃음짓게 만들어준다.

보기엔 푸른 자두를 땄지만

하루나 이틀만 지나면 먹기 좋게끔 붉어진다.

자두속에 고스란히 들어있는 벌레로

먹는게 반이고 버리는게 반이나 된다.

(깜깜한 곳에서는 모르고 그냥 다 먹을 수 있다.)

 

 

 

 

지난 주말 집에 온 딸들한테는

밤에 불끄고 자두 먹이기가 힘들었다.ㅋㅋㅋ

 

공주님자식들은 엄마 아빠의 유전자를

나눠서 갖고 태어나 50%만 엄마 아빠와 같지만

형제나 자매는 75%의 같은 유전자를  가진대.

성격이나 외모가 틀려도

엄마 아빠 보다 둘은 더 가까운 사이란다.

 

사랑해언니의 행복이 곧 동생의 행복이고

동생의 행복이 언니의 행복으로 여기고

서로 잘 지내야 하느리라.~~~~토닥토닥

 

 

 

 

나와 동생은 엄마 아빠의 딸로 태어난 복으로

성장기를 아름다운 고장에서 보내고

이제는 직장인으로  새로운 관계속에서

새경험을 하느라 머리가 복잡해질 때도 있는데

집에 오면 엄마 아빠의 사랑으로

몸과 마음을 충전시킬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매주 집으로 오고 싶어진다.

부끄소심

 

 

 

 

 

장마가 예년보다 늦어져 땅속까지 타들어 가는데

 

 

 

 

올해는 이상기후로 6월의 기온이 예년보다 훨씬 높은데다

가뭄까지 겹쳐 매실수확이 아주 많이 부실했지만

자연현상으로 어쩔수 없었던 일이었고

이제는 거북이 처럼 쉬엄쉬엄 기어가자고

그네를 하나 매달았다.

 

 

 

 

자기짱아빠가 장마 다 끝나면

그네를 매달아 준다고 하더니만...

 

 

 

 

딸들아~~

아무리 바쁘더라도

책 읽을 시간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선택한

무지함에 굴복하게 된다고 하더라.

 

 

 

 

처마밑으로 날아드는 벌들이 보여서

눈여겨 보았더니 지난해 지어진

말법집의 조그마한 입구를 막아버리고

새로운 형태의 벌집이 지어지고 있다.

 

 

 

 

앗싸어떤 모양이 될려나 쭈욱~~

 

 

 

 

높아진 기온으로 병충해가 더 심해져 배들도 몸살한다.

 

 

 

 

순결을 대표하는 백합꽃도 피어나기 시작하였다.

 

딸들아~~ 기억나는가 모르겠당

18년전 매실사러 화개골에 처음 왔다가

누군가에 이끌려서 민박집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민박주인으로부터 집터를 처음 소개 받게 된 순간부터

아빠는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시켰다.

엄마는 우리앞으로 등기를 다 마칠때까지

땅은 구경조차 못했는데도 말이지 땅에 대해

그냥 듣기만하여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내 기분도 좋아서 옛일 회상할땐 한번씩 꺼내기도 한다.

 

땅을 살땐 5년후 귀농하기로 했었는데

IMF(외환위기)를 계기로 앞당겨

3년만에 귀농한 시점에 대해선 후회를 안 한다.

조금 더 버티다 내려왔더라면

(마침 흙이 남아도는 공사현장이 있어서)

흙이 없어 영원히 터도 못 닦을 뻔 했을지도 모른다.

터닦기 토목공사를 안했더라면 큰바위속에 감춰진 

엄마를 닮은 얼굴(아빠표현)이 영원히 묻혔을테니 말이다. 

인연따라 와서 살게 되었는지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죽을때 새는 구슬프게 울고 사람은 말이 선해진다고 하는데

사는동안 좀더 일찍 선하게 말하면서 살면 그게 행복이지 싶다.

 

 

 

어제는 올해의 전반기를 잘 마무리하기위해

한 그루 있는 산복숭아를 따러 갔다.

새들이 쪼아먹은 자국도 보였는데

복숭아 색깔은 푸르지만 맛은 들었다는 증거여서

한입 먹어보니 시중의 복숭아 맛 하곤 비교도 안 될것 같다.

 

당장에는 거짓이 우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거짓은 약효가 떨어지고

마침내 독배가 된다.

정직은 나를 고급스럽게 하고

나를 최후의 승자로 만든다고 한다.

 

 

 

 

바위와 대나무속에서 자란 복숭아

자연이 키워준 자두와 복숭아는

조심스레 다루지 않으면 멍도 쉽게 든다.

 

산에서 나올때 남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기위해 따라 나섰던 발걸음

올해 상반기 추억은 이것으로 끝맺고

 

 

 

오늘 마을 길가는 오폐수정화처리 공사중이라 시끄럽다.

밤부터 장맛비가 시작된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