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울 아빠도 컬처 크리에이티브

오키Oki 2009. 6. 23. 17:00

 

올해 우리집의 수능수험생인 하늘대왕구를 위해 아빠가

하지날 올해들어 처음으로 가지랑 호박순을 끊어 들고 나타났다.

풀밭 밥상이 최고의 보양식이라며 호박잎쌈 한잎이라도 

집에 와서 있을때 먹이라고...  

 

아빠도 참~~

자꾸만 하늘대왕구 하늘대왕구 하는데

엄마 하늘대왕구가 뭐예요?

 

엄마도 아빠한테서 알았는데

거제도에서 자란 아빠가 

어렸을때 고집이 다른 형제간들보다 세어

학교에 내는 육성회비를 고모, 삼촌, 형제간들보다

제일 먼저 할머니 한테 받아 냈다는데

고모들도 조카한테는 못 당한다고 하더구나.

막내 손자의 똥고집을 귀엽게 봐 주신 할머니의

사랑으로 하늘대왕구란 별칭을 얻었다는구나.

 

울딸들아~~

아빠의 그런 똥고집이 있었기에

오늘 이렇게 살 힘을 얻었는지도 모른다.

 

20세기에서 21세기에 이르는 가림길에서 ,

다가올 시대의 모습을 시사하는 새로운 말이 나타났는데

'컬처 크리에이티브', 직역하면 '문화를 창조하는 사람들' 이라는구나.

컬처 크리에이티브의 세계관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대.

 

사회적인 지위보다 자기 실현,

외부로부터의 평가보다 내면적인 성장,

금전보다 시간,

물질적인 만족보다 창조적이고 정신적인 경험,

결과보다 과정의 중시,

그리고 환경문제나 커뮤니티에 대한 강한 관심과 관여.

 

지금의 아빠, 엄마가 컬처 크리에이티브에 가깝지 않니?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어른이 되면 알수 있을거란다.ㅋㅋ

 

 

 

각시야~~ 하늘대왕구소리는 그만하고 거울 좀 주라.

 

 

 

각시야~~ 거울보니까 알이 한 개도 없다.

작은새가 사람이 수시로 들락거리니까 놀래서 포기 했는갑다.

 

 

 

하는 수 없이 보름이나 기다려도 찾아오지 않는 새집을 걷어내기로 했다.

 

 

 

많은 흙이랑 지푸라기, 이끼, 나뭇가지등을

조그만 입으로 물어다 나른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장마가 시작되어 어제는 주룩주룩 비가 내렸다.

 

 

 

장작도 비에 젖고

 

 

 

큰바위의 뽕나무도 이참에 흠뻑 적신다.

 

 

 

맑게 개인 오늘은 비눗물을 뺀 빨래와 이불까지

큰딸과 웃음 주고 받으며 개울에서 한 가득 헹구었다.

 

 

 

여름방학을 맞아 집에 돌아온 큰딸이

개울에 모처럼 발을 담그더니 물이 꽤 차갑다고 한다.

 

집옆의 개울물이 사시사철 콸콸 소리내며

흘러가면 좋을 듯 하지만

겨울엔 겨울바람 즐기라고 멈추고

여름에 시원스럽게 돌에 부딫혀 흘러가고

봄, 가을 잠깐씩 돌돌돌 소리내며 흘러가는 것도 좋더라.

 

추운 겨울철에도 쉼없이 콸콸콸 흘러가면 더 스산한 느낌을 받는다.

여름한 철에는 콸콸콸 소리내며 흘러가니

울 식구들에게 더 아낌받고 소중받는데

모든 것은 있다가 사라지고 사라졌다가 생기고

삶도 흐르고 죽음도 흘러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