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차잎과 누룽지

오키Oki 2009. 5. 8. 00:51

 

그동안 산에서 차잎을 따셨던 아지매들이

오늘은 집앞 차밭에서 차잎을 따는 날이다.

올해는 경기불황을 감안하고

녹차를 닷새만 만들고 빨리 끝을 내었다. 

 

 

 

밭차잎으로 발효차를 만들려는 분이있어

차잎을 넘겨주기로 하고 차잎만 따는 날이여서

 

 

 

산에서 차잎을 딸때는 싸온 도시락을 드셨기에

가마솥에서 갓짓은 따뜻한 밥을 먹기로 하였다.

 

쌀을 씻어 밥물을 맞춰주면

녹차아저씨가 장작불을 때서

고슬고슬한 가마솥밥을 양푼가득씩 담아내면

울아지매들보다 밥도 잘 짓는다는

칭찬이 더해지고

상추겉절이와 나물

하하 호호 웃음 양념까지 곁들이면

5월의 봄날 잔치다.

 

 

 

각시한테 얼매나 잘해주는지

녹차아저씨 같은 신랑하고 딱 일년만

한번 살아보면 좋겠다고 아지매들이 농담하신다.ㅋㅋㅋ

 

울아지매들 한번 들어보이소~~~

울신랑같은 사람한테 맞춰주고 살라카면

두때 밥만 먹고 살아야 하는데

아침밥도 못 먹고요

간식도 못 먹고요

과자도 못 먹고요

라면도 못 먹고요

빵도 국수도 못 먹고요

고기도 못 먹고요

생선도 못 먹고요

목욕탕 못 가고요

미용실 못 가고요

화장도 못 하고요

옷도 못 사입고요

용돈 한푼도 없고요

텔레비도 못 보고요

.

.

.

.

이거 말고 또 많은뎅

 

녹차를 만들때는 점심만 먹고

저녁늦게 작업이 다 끝날때까지

저녁도 못 먹고 일하는데 

아지매들 이래도 일년만 살고 싶은가용? ㅋㅋㅋ

 

우리는 남의 떡이 맛있고 좋아보여도

남들도 나름대로 다 맞춰주면서 사니까 행복한 이유고요

뭐니뭐니해도 집에 계시는 아저씨들이 최고로 좋슴니더~~

바쁠때 이렇게 일해주고 오시라꼬

아저씨들도 아지매들 오시기전에

밭에서 논에서 일하셨다가 기다리고 계시잖아요.

 

산에서 차잎딸때 구경 온 서울총각도

학벌도 좋고 직장도 좋은데

우리같은 삶이 좋아서

후제 촌에서 살 처녀를 구한다고 하니까

장가를 못가고 있대요.

 

촌에 시집 올 여자도 적어지니까

녹차아저씨가 각시가 더 소중한걸 알죵, ㅋㅋㅋ

 

 

 

유기농과자 가마솥 누룽지

밥을 퍼내고 두 시간후면 누룽지가 저절로 일어난다.

 

 

 

아기박새

5월 집주변의 각종 새들은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이

안전한 곳에서 어미새로부터 먹이를 받아 먹는다.

 

 

 

6마리에서 한마리는 놀래서 도망가고

5마리는 인터넷에 올리라꼬 가만 있어준다.

 

 

 

우리집 주변의 각종 새들은

때가 되면 집짓고 새끼쳐서 독립시켜 날려보낸다.

새들의 크기별로 영역구역이 다 정해져 있어

작은새 큰새 사이좋게 새끼도 많이 길러내는데

어미새의 마음에 아무런 걸림이 없어

새들은 행복을 노래하는데

우리부부가 눈여겨봐주니 더 행복할것이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등 각종 행사가 많은 달이다.

언제 실직의 아픔을 겪게 될런지

한 가장인 남편들이 누구보다 불안해하고 힘든 시기일 것이다.

그럴수록 아픈 마음도 달래주고 밥도 잘 챙겨주는 아내들이 되어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