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삶의 뒷 모습

오키Oki 2009. 1. 2. 18:07

 

새해 기축년 소띠 해는 여유와 평화의 한해라고 한다.

우리나라 경제가 어렵다 어렵다 하더라도

근심 걱정없이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으로

모든분들이 행복 하셨으면 좋겠다.

 

한가한 시간에 신랑하고 무명실 실타래를 감았다.

엉킨 실마리를 살살 풀어서 감다보면

어느새 술술 잘 풀려나와 

신랑이 손목만 빙빙 돌려주면 된다.

 

친정엄마는 우리 4남매를 키워 낼적에

아무리 힘들어도 당신의 옛시절에 비하면

호로뺑뺑이(한결 수월하다)라고  하셨다.

 

지금 우리가 사는 풍족함들은

30년전의 시절에 비하면 호로뺑뺑이다.

추운 겨울날 방안 아랫목에 깔아놓은

이불속에 발들의 집합장소도 사라지고

찬바람이 안들어 오는 환경속에서

살아도 삶의 불평이 더 많은 세상이 되었다.

 

 

 

우리부부의 아침식사인 겨울날의 찻자리

 

 

 

녹차아저씨가 천연액비를 만드는 중 인데

 

이곳에서 오랫동안 입은 탓에

닳은 소매를 천을 대어 꿰매 준 옷을 입고

일을 하더라도 흉보는 이도 없고

삶에 잘 어울리는 일복이란 생각마저 든다.

 

 

 

몇해전에 얻어 온 항아리다.

우스꽝스런 모습을 하고 있는데

조금 깨졌다고 버리기엔 아까워

땜질을 해놓은 솜씨가 기발하다.

 

누구솜씨인지는 알수가 없지만...

다 쓴 물건 함부로 버릴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깨진 다라이 땜질은 내솜씨다.ㅋㅋㅋ

신랑이 없는 사이에 (있을때 하면 한소리 들을까봐 )

장작불에 못을 달궈 구멍을 뚫어 무명실로 기웠다.

어릴때 친정엄마가 깨진 다라이를 꿰매던 모습이 떠올라

나도 한번 써 먹었다.

 

 

 

 아직까지 가마솥 비가림용으로 잘 쓰고 있다.

 

 

 

농촌살이 하다보면 포대자루가 쓰일데가 많아진다.

끝처리가 실하지 못해서 올이 잘 풀리는 포대자루들이 많다.

우리집에 들어오는 포대자루는 꼭 바느질을 한번 해준다.

무명실로...

 

 

 

작은딸이 학교기숙사에서 같이 지내는 저금통친구

겨울방학동안 엄마한테 맡겨둔다고 가져왔는데

 

요새 아이들이 10원짜리 동전이

더러워서 버린다는 애길 들으니 기가 찬다.

 

도시에선 10원짜리 하나 모자라도 버스를 안태워 주고

공과금 납부에 10원이 모자라도 안받아 주는 세상인데

10원의 소중함을 모르고 버린단다.

 

적은 돈이 모여 큰돈이 되는데...

 

 

 

 

겉보기엔 웃겨도 있을건 다 있다.

 

굿 아이디어라고 자세히 관찰하고 간 귀농자 한분이

자기도 헌 물탱크 한개를 구해 두었다고

 

두번째 오셔서 알려 주셨는데

지금 잘 사용하고 있는지 모르겠당.

 

 

 

 

뒷곁에 있는 우리집의 웃기는 목욕탕이다.

남들이 우습게 넘겨도 우리는 이것이라도 있어 좋다.

목욕탕과 창고를 짓고 싶지만

아이들 교육이 우선이니 형편상 늦추고 있다.

 

남보기에 그럴듯하게 할려고

없는 돈을 빚을 내서 일 벌이는 것 보다

있는 돈에 맞춰 살면서

형편 풀리면 그때 짓어도 괜찮다고 한다.

 

 

한창때 애들 공부시킬려면

좋은 환경을 이용하여 민박도 하고

먹는 장사도 하면 좋을텐데 하시더니

그동안 우리가 사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근 10년을 지켜본 10살 연배이신 한 귀농자부부는

우리의 삶이 돈을 많이 벌어서 사는 게 아니라

안 써서 버는 것을 보았다며 칭찬 해주셨다.

 

 

다녀가시는 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