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텃밭
땡볕에서 예정에도 없던 돌작업을 끝내고 휴식을 취한다.
하도 더울때는 오후에는 집안도 더워서 선풍기를 돌려댄다.
오후 4시에 개울물소리가 들리는 나무아래 그늘이 끼면
책한권 들고 찾아갈수 있는 곳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그저께는 갑자기 하늘에서 복분자 한알이 떨어지더란다.
우리밭엔 빨간 산딸기는 있어도
복분자나무가 한그루도 없는데 누가 보냈을까????
복분자나무를 길러 보라고 물까치가 어디서 물고 왔는지
상수리나무에서 떨구어주어 나모르게 심었다는데
내년 봄에 싹이 날런지 기대해봐야지.
돌작업에 손을 댄김에 아래밭으로 내려가는 통로를 바꾸잔다.
돌계단 입구를 버티고 선 큰바위가 하마입을 닮은 줄도 몰랐다가
이번 기회에 큰 입을 벌리고 있는 하마의 모습을 찾아서 일거양득이다.
돌계단을 쌓아 새통로를 만들고 나니
텃밭으로 하기엔 아까운 이쁜 쉼터가 되었다.
다른곳의 돌을 하나도 안보태고 땅파서 나온것으로만 일했는데
모자라지도 않고 남지도 않고 히안하게 돌이 딱 맞았단다.
장정도 힘겨워하는 큰돌들은 지렛대를 이용하여 옮기느라
남편의 땀방울이 몇바가지나 흘렀는지 모른다.
여름에 땀을 흘려야 겨울에 추위를 견딜수 있고
겨울에 춥게 살아야 여름을 잘 견딜수 있지 않을까
감기도 잘 안걸려서 우리의 경험으론 그렇다고 느낀다.
불볕더위에 바지를 두겹으로 껴입고
두꺼운 남방셔츠를 입고 두꺼운 양말을 신고 또 긴장화를 신고
그냥 일안하고 가만히 있기만해도 땀이 흘러내릴 차림으로 일했다.
개울물에 빨아서 다음날 입고 일할수 있게 땡볕으로 열받은 바위에 널어둔다.
여름엔 밭을 매고 뒤돌아서면 또 밭맬일이 생긴다.
밭에서 일하다가 모기나 깔따구에 물리면
너무 가려워서 일을 못하게 만든다.
급할때 바를수 있도록 매실원액을 챙겨놓고
벌레한테 물리면 한방울 발라준다.
녹차아저씨는 벌레에게 수십방을 물려도
물린자국에 톡톡 때려주면 낫는데
나는 알레르기체질로 벌레에게 물린 즉시
매실원액을 발라주지 않으면 간지러움이 며칠을 간다.
각시야~~
회사에서 일할때는 여름만 되면 궁댕이에 땀띠가 나서
흰고름이 터지고 했던것 니도 알제?
그동안 돌작업할때마다 땀을 억수로 흘려도
땀띠가 하나도 안나는거 보면 살균작용이 있는
매실음료수하고 녹차를 많이 마셔주니까 괜찮다아이가.
머위, 가지, 오이등
작은 텃밭으로 장에도 안가고 마을회관앞에 부식차가 와도 안나가도 된다.
우리 아랫집은 귀촌해서 사는 60대 부부가 있다.
우리보다 땅은 한발 늦게 샀는데
우리가 귀농해보니 양옥집을 번듯하게 지어 살고 있었다.
텃밭은 하나도 없고 집터만 200평이였는데
마당엔 잔디를 심어 잘 가꿔 놓았다.
잔디를 가꾸는게 이제 힘에 부친다고
최근 잔디를 파내서 텃밭으로 바꾸고 있었다.
12년만인데 진작에 바꾸었으면 더 좋았을것을.
깻잎은 방아깨비 놀이터
호박
받은 씨앗으로 심은 호박은 아직 따 먹지 못하고 있는데
봄에 녹차잎따는 아주머니 밭에 심고 남는다고 준 산모종은
호박이 일찍 열리는데 육묘장에서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항아리와 왕고들빼기
배
콩나무
땡볕에 목도 타고 비를 기다리고 있는데
방아깨비가 그냥두질 않으니 울고 싶단다.
개미들이 온종일 구름이 많이 끼었다고 비가 올줄 아나보다.
비가 올것 같으면 개미들이 집을 짓는다.
불볕더위에 폭염까지 겹치고 일기예보엔 당분간 비소식이 없다지만
개미들이 집을 짓고 있었으니 장맛비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