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고마운 번개
장맛비에 집옆의 개울물도 많이 불었다.
개울건너 이웃농가의 차밭들은 짙푸름이 몽땅 사라졌다.
한여름쯤이면 연초록의 푸르름을 다시 찾겠지만
차생옆판로가 막힌 차농가들은 우울하기만 하다.
사시사철 늘 푸르름을 보여주다가
우리가 귀농한지 12년만에 처음 접하는 모습
녹차나무들이 예초기로 짧게 잘리워진 상태다.
차나무를 짧게 잘라놓으면
내년봄 찻잎딸쯤엔 알맞은 크기로 자라준다.
우리 집앞의 차나무는 그저께 잘랐다.
차나무 스스로 잎을 떨구줄을 모르니
채엽기로 잘라서 되돌려 주었다.
비온뒤의 햇살이 따갑게 느껴지는데 보드랍게
올라온 차잎들이 사정없이 잘리워지는 것이 아까워
녹차아저씨의 채엽기보다 한발 앞서서
차잎을 한줌이라도 더 따낼려니 땀은 비오듯했다.
어제 새벽부터 내린 비에 한바퀴 둘러보러 간다더니
우산을 내팽개치고 울쌍이다.
각시야~~~
간지러버 죽겠다.
깔따구들이 내피로 회식을 했다아이가~~~~~
개울가에서 흙물발을 씻으며 벌레 물린 자리를 흠씬 두드린다.
적혈구백혈구 나와서 싸우라꼬~~~
울남편 벌레에 물리면 무조건 때리는것으로 끝낸다.
저 풀밭속에 메주콩을 심어 놓았다.
콩싹이 올라오면 산비둘기에게 뜯기지 않을려고
풀속에 들어가 콩대가 베어진 자리를 찾아 심으니
비그친뒤에 나타난 깔따구가 인정사정 없이 달겨든다.
아이고 간지러워 죽겠네~~~
모기보다 더 지독한 깔따구가
얼굴에 자꾸 달라붙어서 일도 못하게한다.
콩을 심다가 말고 부엌으로 들어가 매실원액을 종지에 담아와선
물릴때마다 찍어 발라가면서 메주콩을 겨우다 심어 놓았다.
장마철 습한 날씨로 해질녘에 밖으로 나오면 모기가 호시탐탐 노린다.
내경우엔 모기에 물리면 집에서 담근 매실원액을 발라주니
약국에서 파는 모기약보다 더 잘 낫는다.
작년여름의 거짓말 같은 진짜얘기를 하겠다.
작년 1월에 냉장고와 세탁기를 이사를 가는 집에서 얻어왔다.
더 좋은 아파트에 이사를 가게 된 집에서
냉장고가 소음이 심한 상태로 계속 쓰고 살았단다.
냉장고의 소음이 너무 심해서 AS를 받아 봤다고 하는데
부품교체비가 많이 든다고하여
주방에 세워두지 못하고 베란다에 놔두고 썼단다.
냉장고가 도시아파트에서 흙마당이 있는 우리집으로 왔는데
작년 4월부터 냉장고를 뒤곁에 두고 사용해보니
정말로 소음이 심한게 앞마당까지 냉장고소리가 들렸다.
무더운 여름에는 더 폭발적인 소음이여서
진주에서 파견 되는 AS를 받아야지 했는데 한번은
여름철에 자주치는 천둥과 번개에 정신을 차렸는지
냉장고가 너무 조용해서 고장이 난줄 알았는데
사람 손가락하나 까딱하지 않고 신기하게도
냉장고가 저절로 고쳐져서 지금도 말짱하게 잘 돌아간다.
거짓말을 하나도 안보탰으예~~~
번개는 질소를 빗물과 함께 땅으로 보내주기도 한단다.
세탁기는 새로 사서 얼마 안쓴 새것이라고 했다.
사용해보니 수동은 하나도 없고 자동만 있으니 불편하다.
탈수도 1분이면 족할것을 괜히 5분이나 돌려야하고
세탁이 끝나면 헹굼은 2번으로 세탁과정이 끝난다.
3~4번은 헹구어야 하는데
세탁기를 놔두고 손빨래를 더 자주하게 된다.
자두
지난해 해거리를 했던 자두나무가 힘을 얻어서
가지가 휘어지도록 열매가 풍성하게 열렸다.
어린편백나무
초피(제피)나무에 붙은 귀엽게 생긴 벌레의 몸길이가 4~5cm다.
장맛비가 잦은 날은 몸도 뻐끈하다.
그릇에 윤이 나도록 빡빡 닦아주면
뻐근한 몸도 풀리고 주방도 밝아지고
세제를 쓰지않고도 광내는 방법은
모아둔 다쓴 치약으로 닦았다.
어린감
해마다 제비새끼들이 딴데서 부화를 하고
어미들이 비행연습은 꼭 우리 마당에서 시킨다.
매실따기가 끝날때 큰바위꼭대기에서 몰래 핀 6월의 찔레꽃
아무것도 모르고 뒤늦게 피어나 장맛비에 흠씬 맞았다.
작년에 산에서 시집온 보리수나무가 처음으로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