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도토리묵 만들기
화개골 십리길에 벚꽃이 화사하게 활짝 피던 날
집에 다니러 온 외손녀 따라 놀러오신
친정엄마께 묵만들기를 배워 놓기로 했다.
간장, 된장, 고추장, 매실음료수(매실원액), 녹차막걸리,
손두부까지는 내손으로 되는데 마지막 남은 과제하나는 묵이다.
도토리가루로 묵을 만들어 봤는데
내가 주운 도토리로 묵을 만들거라고는 ㅎㅎㅎ
도토리가 없으면 모를까 해마다 도토리가 주워질텐데
자꾸 미룰수도 없고 이번 기회에 도전해본다.
각시야~~
단디 배워 두라.
지난해 가을 우리집 뜰에서 주워 놓았던 도토리는
해거리한 탓에 한되가량 된다.
엄마가 오시기전 도토리는 미리 겉껍질을 까서
물에 이틀동안 우려 놓았다.
믹서기에 도토리와 물을 넣고서 갈았다.
여기까지 내가 해놓고서 엄마에게 바톤을 넘겼다.
갈아놓은 도토리를 망사자루에 넣고 손으로 주물럭주물럭 치댄다.
건더기는 꼭 짜고
건더기는 한번 더 꼭 짜놓는다.
망사틈으로 나온 건더기가 있기때문에 고운체에 받친다.
또 건더기는 체에 받치고
아래에 작은 그릇을 받쳐 놓았다.
친정엄마와 할머니가 쓰셨던 것을 우리가 가져와 놓고도
저것이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다가 이번에 확실하게 알았다.
남은것도 마저 해야지
건더기는 꼭 짜둔다.
망사에 있던 건더기는 찹쌀로 떡을 해 먹으면 좋단다.
건더기를 모으자
모아진 고운건더기에 물을 조금 섞어서
한번 더 체에 내린다.
체에서 받쳐져 내려온 묵물에 소금을 넣고 저어서 놔두면
간도 맞고 앙금이 빨리 가라 않는다고 한다.
망사자루에 있던 건더기와 체에 받쳐진 건더기에
때때로 감자를 넣고 전을 부쳐 먹어도 좋다.
웃물은 따라 버리고 가라앉은 묵앙금물을 끓인다.
주걱으로 잘 저어준다.
폭폭 끓을때 눌지않게 오랫동안 잘 저어줘야 반질반질한 묵이 된다.
묵농도가 알맞는지 감을 잡는 방법은
끓고 있는 한가운데 저어주던 주걱을 세워놓고
주걱이 넘어지지 않고 꼿꼿이 서 있으면 농도가 잘 맞는것이란다.
그릇에 담아서 식혀두면 굳어진다.
우습게 생겼어도 깔보지 마시라.
막걸리 거를때도 쓰이고
묵 만들때도 쓴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