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내가 편하기 위해서 남도 편해야 한다

오키Oki 2008. 1. 15. 17:13

지난주에 몹시 따뜻했던 겨울날씨가

매실나무에 꽃망울을 맺히게 했다.

일찍 잠을 깬 개구리가 매일같이 울더니

오늘은 좀 추워서 그런지 개구리울음이 쏙 들어갔다.

 

 

 

 

지난 주에는 겨울비가 여름비마냥 밤새도록 추적추적 내렸었다.

 

 

 

 

2000년도에 취득한 우리가족의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이다.

남편이 희망퇴직을 하고 배운 컴퓨터 실력을

나와 딸들에게 발휘했는데 우리가 사는 고장의

겨울철은 농한기여서 매일같이 남편을 중심으로

컴퓨터 앞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배웠다.

타자법을 처음부터 제대로 익혀야 한다고

딸들은 손등에 매를 맞아가면서 배웠고

난 상고출신이여서 익혀둔 타자를 써 먹을 수 있었다.

 

소프트웨어 하나를 제대로 잘 다루면 다른 소프트웨어들도

쉽게 배울 수 있다고하여 워드프로세서를 정복하자고 했다.

컴퓨터의 용어들이 뭔지도 모르는데

실기보다도 이론이 아이들에게는 더 어려웠다.

 

엄마도 같이 공부해줄테니 극복해보자고 다독여서

남편은 아빠의 체면을 세우고 

1급 이론만 합격해 놓고 중도하차

지금도 남편만 독수리타법이기에...

 

나와 큰딸 초등 4학년이였던 소민이는 2급

작은 딸 성민이는 초등 2학년 때 실기는 따라주는데

이론때문에 한급수를 낮추어서 3급 합격증을 받았다.

 

그리스철학자 아리스토 텔레스는

"행복이란 사람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마냥 기다려줄것 같던 아이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언제 저놈들이 다 클까 싶어도 지나고나니까 한순간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돈벌이를 위해서 아이들에게 소홀하기 보다

그때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효과를 위해서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좋았디. 

 

 

 

 

우리나라는 사람이 먹는것에 장난을 쳐도 별로 탓을 안하니까

20대 30대 여성에게도 유방암이 많이 발생하고

6년 사이에 암 환자가 2배나 늘었다고 한다.

 

시골에 사는 동안 정말 저래도 되는가 싶게

우리나라의 먹거리들이 엉망진창이 된것 같아서 화가 난다.

남편은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면서 괜히 나한테다...

 

회도 못먹고 산다고 불쌍하게 본 사람들도 있더라만

일년에 회한번 먹을 기회가 없는 것이 다행이다.

 

제초제를 횟집수족관에 사용하는 것을 보고 놀랬는데

제초제를 먹은 생선회를 먹고 탈이 났다는 사람이 없었다며 

건강에 나쁜줄도 모르고 사용했다니

내가 편하기 위해서 남도 편해야하는데

남을 불편하게 해놓고도 나쁜줄을 모르고

너무 돈만 버는데 혈안들인것 같다.

 

월남전에서 사용했던 고엽제가 제초제다.

월남전 참전용사들이 고엽제를 들이마셔서

수십년이 지난후에 발병하였겠는가

그분들도 모르게 피부에 스며든것이 발병되어

지난날을 원망하며 고통스러워 한다.

 

 

 

 

고2가 될 작은딸은 이번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도시또래아이들 틈에서 공부를 해보고 오겠다고하여

지금 집을 떠나서 생활을 하고 있다.

자기손으로 빨래도 해가면서...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땐 한층 더 성숙해있을것 같다.

 

지난번 내생일날에 엄마가 읽어 주길 바란다고

언니에게 맡겨두고간 봉투엔 편지와 시한편이 있었고

작은딸이 보고 싶을때마다 사진을 들여다보라고... ㅠㅠ

작은딸이 빠진 생일밥상 앞에서 모두 눈물을 훔쳤다.

 

 

 

 

엄마!!!! 엄마!!!!

반가워서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며

공중전화기를 타고 들려주는

작은딸의 목소리를 기다리는 날도 있고

낯선곳에서 띄운 편지를 받아보는 즐거움도 있다.

 

야야~~ 촌에 사는데 영어는 공부해서 뭐할라카노?

컴퓨터 배울때도 그러시더니 이번에 또 그러신다.

애들은 커가고 돈들어 갈때가 많을텐데

농한기인 겨울에 돈벌러 안가고

천날만날 공부만 한다고 친정엄마는 걱정이다.

 

컴퓨터가 필수품이 되었듯이 영어도 생활에서

꼭 필요한 일부분이 될것이기에 공부해야 한다.

 

영어를 잘하면 이곳에서도 할일이 많다.

나의 꿈은 5년후 Google.com에

블로그를 개설하여 순수하게 사는 모습을 띄워서

화개를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농장체험을 원하는 우프들을 맞이 하고 싶다.

 

찻잎따기, 매실따기, 밤줍기등

다양하게 해볼수 있는 체험거리가 있고

근처에 관광을 할것들도 너무 많다.

 

 

  

 

늘 같이 생활하다 장기간 떨어지긴 둘다 처음이다.

동생의 빈 책상이 주인을 빨리 맞아하길 바란다고...

 

 

 

 

성민아!!!

공부벌레 도시아이들 따라 가느라 지금은 좀 힘들겠지만

먼 미래에 하하 호호 웃을수 있는 그날이 있을테니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

 

 

 

 

학교에서 인증은 못 받았지만 딸애의 이쁜맘이 들어 있는 것 같다.

 

 

11월의 국화

 

찬 서리에 움츠러 모두 깊은 잠에 빠질 때

고고히 꽃 피워 이 계절 반기고

저 햇살 꼭 닮은 금빛으로 영광을 노래하네.

 

촌 집 담벼락에서 온 사방을

소박한 향기로 물들이고

제 비록 낡은 울타리 옆에 섰어도

그 노오란 미소를 마구 벙긋거리네.

 

국화야,

네 예쁜 마음으로 이 깊어가는 가을

차가운 우리의 심장을 따스히 데워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