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있는 힘껏 행복하세요

오키Oki 2007. 5. 27. 18:52

 

쌈채모종을 사서 심은것인데

배추잎처럼 큼직하게 잘 커 자주 뜯어 먹는데

벌레도 좋아해서 구멍을 숭숭 뚫어 놓는다.

 

식물은 쾌청한 날씨에 밤이슬을 흠뻑

머금으면서 푸근히 휴식을 취한 잎을

채취하여야 더욱 고급의 품질이 된다.

 

잎에 촉촉히 젖은 이슬이

아침 햇살을 받아 증발하고 난 직후가

채취의 효과적인 시간인데

이 때의 잎에는 영양성분이

가장 듬뿍 농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후에 채취한 것은 한나절 사이에

광합성과 생장활동으로 인하여 영양소모가

많아졌으므로 향과 맛부터 달라지게 된다.

 

 

 

 

지난해 가을에 씨를 뿌렸던 상추는

5월말인데도 한장씩 뜯어서 먹는다.

 

봄에 가꾸어 먹는 상추는 일찍

쫑이 올라와서 늦게까지 먹지를 못하는데

가을상추는 초여름까지도 먹을 수 있다.

  

 

 

하동야생차축제기간중 사진촬영대회가 있었던 것 같다.

저곳이 야생차밭?

 

우리집 녹차를 따 주던 아지매들이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

이집 산 두곳이 화개골에선 진짜 야생인데

산에서 차잎따기 너무 힘들다고 제발

차잎따기 수월토록 차나무 좀 잘라 놓으라고 한다.

 

차잎을 조금이라도 더 딸려면

아지매들 말을 들어야 하겠고

차씨도 따고 영양물질 풍부한 차잎을 딸려면

고목차나무를 그대로 두어야 하는데

미래엔 고목차를 찾게 되는 사람이 많아질테니

당장 돈을 쫓아가지 말자고 한다.

 

키큰 차나무를 한번 자르는데는 순간이지만

고목이 되기까진 또 그만큼의 세월이 흘러야 하는데...

 

 

 

 

지난해 돌아다니던 다람쥐가 새끼를 낳았던 것 같다.

몸짓은 어미와 새끼의 구분이 안가는데

꼬리가 짧은 것이 아기다람쥐로 본다.

 

 

 

돌복숭(개복숭)

6월에 도시의 시장에는 매실로 속여서 나올수도 있을 것이다.

 

구분하는 방법은 돌복숭은 잔털이 있으니 만져보면 알수 있겠고

깨끗하게 씻어서 팔면 입으로 깨물어서 억수로 시큼하면 매실이다.

 

 

 

 

6월 6일 망종절기에 딸 매실

 

 

  

 

오디가 한창 검게 익어가야 할 계절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빨간색에서 검은색으로

익어가지 못하고 먹지도 못하게 허옇게 되어 버린다.

 

산에 있는 뽕나무도 마찬가지더라고 하는데

두해동안 겨울이 따뜻하였던 탓인지 모르겠다.

 

 

 

텃밭으로 마실 나온 왕눈이 개구리

 

 

 

 

가지나무에 보라색의 꽃이 피기 시작했다.

 

 

 

 

비닐피복을 하지 않은 우리 텃밭은

요즘 한창 개비름이 올라오는데 나물감으로 썩 좋다.

 

재배해서 키우는 채소보다 아무곳에나

흔하게 자라는 산야초들이 영양물질이 더 풍부하다.

 


 

 

돌담과 잘 어울리는 마삭줄넝쿨

 

 

 

 

딱새가 집을 지을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애처로워

물어다 놓은 지푸라기를 한곳에 모아서 주고

집을 지을수 있도록 마주치는 딱새의 시선을 피했더니

암컷 한마리가 들어가 앉을수 있는 작은 공간으로

속엔 부드러운 깃털을 물어다 나르며 집단장을 끝내 놓았다.

 

 

 

 

딱새가 고무신이 없으면 제집이 아닌줄 알고

혼동을 할까봐 그대로 두었다.

 

사람만 보면 놀래서 날아가는 딱새여서

알을 낳기나 할까 우리가 다 조바심을 내었다.

 

딸들한테도 조심시키고 우리도 조심하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알을 다섯개나 놓고서

암컷, 수컷 교대로 날아와서 몰래 알을 품고서 간다.

 

언제 알을 품고 있는 줄을 몰라 출입문을 열면

사람소리에 딱새도 놀라고

퍼드득 날아가는 딱새소리에 딸들도 놀라고

우리부부도 놀라기도 하지만 딱새한테 괜히 미안해진다.

 

 

 

 

이제 슬슬 몸좀 풀어볼까~~~~

 

차농사를 끝낸 우리마당은 풀밭이다.

봄풀이 무릎위로 올라와도 한번도 베질 않았는데

항아리앞에는 하지무렵 풀밭에 콩을 심고

콩싹이 올라온뒤에 베어주려고 한다.

 

콩밭을 넘보는

산비둘기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도 그렇고

긴풀을 베어서 썩혀 거름으로 만들어 쓰면 되는데

풀들도 바톤교환을 하는데 곧 6월이 시작되면

여름풀에게 자리를 내어주기 위해서

봄풀이 저절로 까스러지기도 한다.

 

 

 

 

각시가 낫질하는 동안

녹차아저씨는 그물그네에서 휴식을 취하다

바지에 물까치한테 똥세레를 맞았다.

 

ㅋㅋㅋ 참 꼬시다~~

 


 

 

모처럼 아이들 웃음소리가 있었던 주말이다.

9살 종원이와 7살 지원이 자매

 

 

 

 

3살때 와서도 밥을 너무 잘 먹어서 이쁜짓을 하더니

4년만에 놀러와서 뛰어노느라 배가 많이 고팠는지

밥 한그릇 싹 다 비웠다.

 

 

 

 

무주에 장소를 정해 놓고 친목모임에 가던 중 들렀다가

찻잎을 따서 친구들에게 점수를 딸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방송매체에서 웰빙이란 단어를 떠들어대기전부터

우리마을을 찿는 타 정보화마을의 견학방문자들에게

웰빙이 오면 농사는 정직해야 하며 삶이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고

강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몇년을 쭉 지켜보아온 종원아빠

엊저녁 식사자리에서 녹차아저씨가 자신의 멘토라고 고백한다.

 

그렇게 생각해주니 우리가 더 고마운데

우리 모두 있는 힘껏 행복하게 살자구요.

 

 

 

 

5월 마지막 휴일에 핀 녹차꽃이다.

 

겨울을 눈앞에 둔 11월에 피는 차꽃이

뜨거운 햇볕을 받고 피어서 그런지

이쁜 꽃모양을 유지하기가 힘들어 보인다.

 

차나무의 꽃은 다섯 장의 깨끗한 흰 빛 꽃잎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차 꽃의 흰 색은

우리 민족에게는 백의 민족의 의미를,

군자에게는 지조를,

여인에게는 정절을 상징해 온 색이다.

 

다섯 장의 꽃잎은 녹차가 가지는 다섯 가지 맛

고(苦 괴로울 고), 감(甘 달 감), 산(酸 실 산),

신(辛 매울 신), 삽(澁 떫을 삽)에 비유해

 

인생을 너무 힘들게(澁)도, 너무 티(酸)를 내지도,

너무 복잡(辛)하게도, 너무 쉽고 편(甘)하게도,

그렇다고 너무 어렵게(苦)도 살지 말라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